매일신문

이재명, TK '매타버스' 마무리…박정희·전두환 재평가

보수층 표심 '우클릭' 공략…3박 4일간 734㎞ 광폭행보
12개 시·군 현장 밀착형 유세…원전·소상공인 지원 등 차별화
당·이념 아닌 인물·정책 강조

13일 오후 매타버스 마지막 일정으로 경북 포항을 찾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죽도시장에 설치된 임시 단상에 올라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배형욱 기자
13일 오후 매타버스 마지막 일정으로 경북 포항을 찾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죽도시장에 설치된 임시 단상에 올라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배형욱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고향 대구경북(TK)에서 진행된 매타버스(매주 타는 민생버스) 일정을 13일 마무리했다. 민주당 대선 후보로는 사상 처음으로 TK를 저인망식으로 훑은 이 후보는 과감한 우클릭 행보로 보수층을 적극 공략했고, 부인 김혜경 씨와 밀착 동행을 과시하며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부부까지 정조준했다.

이 후보는 이날 오후 포항 포스텍에서 열린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 추모식 참석을 끝으로 상경, TK에서 진행된 다섯 번째 매타버스 일정을 모두 종료했다. 10일부터 이날까지 3박 4일 동안 TK 내 이동거리만 약 734㎞에 달할 정도로 TK를 동서남북 구석구석 누볐다. 특히 경북 23개 시군 중 무려 12곳을 방문하며 특유의 현장 밀착형 유세를 지역 곳곳에서 과시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TK를 저인망식으로 훑은 민주당 대선 주자는 이재명 후보가 사상 처음이다. 이 후보가 내년 대선에서 고향인 TK 시도민의 지지를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알 수 있는 부분"이라고 전했다.

이 후보는 보수층 표심을 겨냥해 TK 일정 내내 박정희 전 대통령을 높이 평가했다. 그러면서 박 전 대통령의 유산인 구미 금오공대, 추풍령휴게소 경부고속도로 기념탑, 포스텍을 차례로 방문해 산업화 과정에서 TK의 주도적 역할을 인정했다.

나아가 전두환 전 대통령의 경제적 성과까지 강조해 논란을 자초했지만 이 후보는 "있는 사실 자체를 부인하면 사회가 불합리함에 빠져들게 된다"며 물러서지 않았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와 부인 김혜경 씨가 10일 오후 대구시 동성로를 찾아 연설에 앞서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와 부인 김혜경 씨가 10일 오후 대구시 동성로를 찾아 연설에 앞서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후보의 부인 김혜경 씨도 거의 모든 일정에 동행했다. 유세에서 이 후보가 김 씨를 안동 김 씨라고 소개하면서 지역민들의 큰 호응을 이끌어냈다. 김 씨의 밀착 동행은 잠행이 길어지고 있는 윤석열 후보 부인 김건희 씨를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사실상 정권교체론'을 밀고 있는 이 후보는 문재인 정부와 차별화에도 주력했다. 그는 경주에서 신한울 3·4호기 건설과 관련해 국민 여론에 맞춰 재고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고, 현 정부의 대출 중심 소상공인 지원책에 대해서도 현금 지원이 더 적절하다고 각을 세웠다. 보수세가 강한 TK에서 당과 이념보다 인물과 정책을 강조한 것이다.

하지만 TK 방문 동안 '지역언론 패싱'은 아쉬움으로 남겼다. 선대위는 TK 언론사를 통틀어 신문기자, 사진기자, 방송기자 각 1명씩만 현장 취재를 허용했는데 이마저도 매타버스 출발 직전인 9일에 일방적으로 통보했다. 이에 이 후보의 TK 광폭행보에도 불구하고 정작 지역언론에선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10일 오후 경주 이씨 발상지로 알려진 경북 경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10일 오후 경주 이씨 발상지로 알려진 경북 경주 '표암재'를 방문, 조상들에 대선 출마를 고하는 알묘고유 의식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