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역패스가 확대 적용된 첫날인 13일 오후 1시쯤 대구 서구의 한 카페. 10여 명의 사람들이 휴대전화만 쳐다보고 있었다. 질병관리청 전자예방접종증명서인 쿠브(COOV) 애플리케이션(앱)에 접속이 되지 않아 백신 접종을 인증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카페 이용객들은 네이버·카카오의 QR코드 전자예방접종증명서에도 접속을 하려고 했지만 먹통이었다. 카페 종업원은 음료를 제조하며 취식 고객에 대해 예방접종증명서를 요구하느라 진땀을 뺐다. 몇몇은 아예 포장 주문으로 대신했다.
증명서 인증을 하지 못하고 카페를 나온 정모(28) 씨는 "식사 후 지인과 잠시 카페에서 이야기를 하려 나왔는데 증명서 인증이 안 돼 카페를 이용도 하지 못하고 나왔다"며 "방역패스의 중요성을 공감하고, 접종을 완료했는데도 모바일 인증이 되지 않아 카페를 이용하지 못하게 되니 상당히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경북 경산시 옥산동 김모(62) 씨는 "점심시간에 식당을 찾았는데 QR코드 인증 '먹통'으로 입장을 하지 못해 '국민비서'의 백신 접종 확인 문자를 보여주고서야 입장할 수 있었다"면서 "준비도 제대로 되지 않은 상황에서 방역패스 위반에 대한 과태료를 부과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말했다.
식당·카페 등에서 '방역패스'(백신패스) 미확인 시 이용자와 운영자에게 과태료가 부과되는 첫날인 13일 점심시간쯤 백신접종·음성확인을 증명하는 QR코드 시스템에 오류가 발생해 대구경북 시도민이 큰 불편을 겪었다.
이날 질병관리청 쿠브 앱에 접속이 되지 않는다는 신고 사례가 전국 곳곳에서 속출했다. 네이버·카카오·토스 등 백신접종을 확인할 수 있는 다른 앱에서도 한때 QR코드가 원활히 생성되지 않았다.
방역패스 적용 시설의 경우 수기명부 사용은 불가하며, QR코드 전자출입명부나 안심콜을 활용해 출입자 명부를 작성해야 한다. 하지만 변화된 방역 수칙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경우도 많았다. 이날 대구 서구의 한 식당에 들어서자, 종업원은 수기 명부와 안심콜을 안내했다. 또 다른 식당에는 안심콜을 안내했지만 접종 증명서를 확인하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
손님 박모(47) 씨는 "바뀐 방역수칙에 대해서 정부 차원에서 홍보가 부족한 것 같다"며 "아직까지 대부분의 식당·카페에서 수기 명부가 흔히 보이고, 안심콜만으로 접종 증명을 대신 하는 곳이 여전히 많다"고 말했다.
소규모 소상공인들은 접종 여부를 확인할 여력이 부족하다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대구 신평리시장에서 홀로 식당을 운영하는 최모(58) 씨는 "요리를 하고 있으면 백신 접종 여부를 확인할 틈도 없이 앉아 있는 경우가 많다"며 "특히 고령층의 경우 휴대폰이 없는 경우도 많고 백신접종완료서를 들고 다니는 경우도 드물기 때문에 백신 접종 확인을 요구하더라도 없다고 해서 쫓아낼 수도 없다. 오늘만 해도 그런 어르신이 두 명이나 와서 난감했다"고 말했다.

구청은 단속보다는 계도에 집중한다는 입장이다.
대구 서구청 위생과 관계자는 "자영업자들이 알고도 지키지 않는 부분이 있다기 보다는 잘 몰라서 지키지 않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며 "방역패스 역시 이 제도가 제대로 정착을 해 코로나 확산이 되지 않는 게 주된 목적이기 때문에 완전히 정착이 될 때까지 최대한 지도하고 홍보를 지속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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