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 중산층 부자

석민 디지털논설실장/경영학 박사. 사회복지사
석민 디지털논설실장/경영학 박사. 사회복지사

대부유천(大富由天)이란 말이 있다. 큰 부자는 하늘이 내린다는 뜻이다. 반대로 작은 부자는 노력으로 이룰 수 있다는 의미도 함축한다. 부(富)에 대해 한국인은 이중성을 갖는 것 같다. 너도나도 부자가 되고 싶어 하지만 부자들을 존경하기보다는 '사회악'으로 비난하기 일쑤다. 개발독재를 통해 이룩한 고도성장의 그늘로 이해한다.

욕(辱)을 하면 어느 정도 속은 후련할지 몰라도 우리의 삶이 나아지진 않는다. 그래서 서민들이 스스로 할 수 있는 일, 작은 부자 되기를 권하고 싶다. 그래서인지 1980년 교보문고 개점 이래 41년 만에 처음으로 올해 재테크 등 경제·경영 분야 도서가 연간 단행본 판매 점유율 1위를 기록했다.

중산층과 부유층 사이에 해당하는 소득 상위 10~30%를 이른바 중산층 부자 '대중부유층'(mass affluent)으로 부른다. 연소득 7천만~1억2천만 원(세전 기준) 정도다. 그렇다면 중산층 부자는 대체 어느 정도의 재산을 갖고 있을까 궁금할 만하다.

최근 우리금융경영연구소가 내놓은 '팬데믹 시대의 대중부유층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중산층 부자들의 총자산은 9억1천374만 원으로 나타났다. 대출과 임대보증금을 포함한 총부채가 1억4천834만 원인 만큼, 순자산은 7억6천만 원 정도이다. 그리고 75.7%가 주택을 보유하고 있고, 주택담보대출 평균 잔액은 1억5천404만 원이었다.

부자의 기준은 상대적이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 보고서의 중산층 부자 기준이 '너무 낮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고, '어이구, 이 정도나 벌어야 중산층 부자가 될 수 있나'라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통계적으로 밝혀진 중산층 부자 대중부유층은 영화나 드라마에 나오는 부자들의 모습과는 전혀 다른 우리의 친근한 이웃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열심히 살아온 대가로 이미 중산층 부자이면서도 '가난하다'고 느끼는 중산층과, 아직 중산층 부자는 아니지만 조금 더 노력하면 조만간 중산층 부자가 될 수 있는 많은 서민들에게 위로와 격려가 되는 통계적 사실이었으면 좋겠다. 대한민국 국민 대부분이 '나처럼 살고 있다'는 사실의 확인은 소외감을 딛고 도전할 수 있는 자극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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