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정치권에서 사법시험(이하 사시) 부활을 둘러싼 공론이 불붙으면서 법조계에서도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지난 5일 유튜브 방송을 통해 "사시를 일부 부활시켰으면 좋겠다. 중·고교를 못 나와도 실력이 있으면 변호사가 될 기회를 줘야 하지 않나"고 말했다. 반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사시 부활에 대해 "이해가 첨예해 쉬운 일은 아니다"고 밝혔다.
지난 19대 대통령 선거에서도 당시 문재인 대통령은 사시 존치 반대, 안철수·홍준표 후보는 찬성으로 맞붙은 바 있다.
이 후보의 사시 부활 주장에 변호사 단체는 일제히 "시대 착오적"이라며 비판했다. 서울지방변호사회, 한국법조인협회는 최근 성명을 내고 "로스쿨 재학생의 3분의 1은 장학금을 통해 절반 이상의 학비를 면제받는 등 로스쿨 제도는 기회의 평등을 보장하고 있다"며 "'개천의 용'은 장기간 수험 생활을 강요하는 사시가 아닌 로스쿨을 통해 배출될 수 있다"고 밝혔다.
법학 교수들 사이에서는 로스쿨 소속 여부 등을 둘러싸고 사시 부활에 대한 입장이 갈렸다. 전국 25개 로스쿨 원장으로 구성된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는 사시 부활 논의에 대해 최근 "사회적 혼란만을 가중시킬 것이며, 사교육 의존 현상이 지금과 비교할 수 없이 심해질 것"이라는 입장을 냈다.
반면 지역 한 비로스쿨 대학 법학 교수 A씨는 "로스쿨이 기회의 공정성을 표방하며 출범했지만 현실적으로 지방대 학생들이 상위권 로스쿨에 들어가는 게 쉽지는 않다"며 "이렇다 보니 로스쿨에 가지 않는 이상 학부에서의 법학 교육은 필요하지 않다고 여기는 분위기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꼭 법학 전공자가 아니더라도 법학 과목을 일정 점수 이수하면 예비시험 자격을 주고, 예비시험에 통과하면 변호사 시험에 응시할 수 있도록 문호를 넓힐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로스쿨 졸업생 등은 사시와 관련한 정치 공방에 로스쿨 제도 개선에 대한 논의는 뒷전이라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변호사 시험을 준비 중인 로스쿨 졸업생 B씨는 "응시 횟수 제한 규정 등 현 로스쿨 제도의 문제 개선이 우선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로스쿨 재학생, 졸업생, 오탈자(로스쿨 졸업 후 5년이 지나 변호사 시험에 응시할 수 없는 사람)의 처지는 누구도 살펴봐 주지 않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했다.
댓글 많은 뉴스
이재명 90% 득표율에 "완전히 이재명당 전락" 국힘 맹비난
권영세 "이재명 압도적 득표율, 독재국가 선거 떠올라"
이재명 "TK 2차전지·바이오 육성…신공항·울릉공항 조속 추진"
대법원, 이재명 '선거법 위반' 사건 전원합의체 회부…노태악 회피신청
국정원, 中 업체 매일신문 등 국내 언론사 도용 가짜 사이트 포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