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의 끝자락 마지막 달력의 겨울철이 도래하면 골프장들도 덩달아 장기 휴식기로 접어든다. 그동안 시즌 중 미뤄왔던 문제점을 점검하고 보수하며 봄날을 대비하는 것이 정해진 루틴이었다. 그러나 코로나 팬데믹이 시작된 이후 두 해 동안 골프장들은 밀려드는 고객들로 시즌은 물론 겨울철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연일 마감되는 부킹 대란의 축복을 고스란히 받고 있다.
일부 공기업에서 운영하는 한두 군데의 골프장을 제외하고 대부분 사기업인 골프장들은 흑자의 경영 상황에서 다양한 긍정적 시도를 게을리 하지 않으며 향후 골프업계의 판도를 민감하게 예의 주시, 전환의 기로에 올라선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몇몇 골프장들은 메뚜기도 한철이라는 조급성을 여과 없이 노출시키며 고객을 봉으로 여기는 철면피 같은 인상을 심어주기도 했다.
한 해를 마무리하며 골프업계의 활황은 여타 업종들의 적자행진과 비교할 때 단군이래 최대의 수혜 종목임을 겸손하게 받아들이는 예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결과적으로 골프 마니아들의 적극적인 지원에 힘입어 현재의 상황에 이르렀다는 점을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특히 오랫동안 회원제로 운영되다가 세금 절약과 현금 확보를 염두에 두고 퍼블릭코스로 전환한 골프장들은 골프 마니아들이 그린피 차별화를 외면한 운영에 대해 따가운 시선을 보내고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만 할 것이다. 골프의 정상적인 대중화를 위한 퍼블릭코스의 전환이 오히려 경영진 개인의 잇속을 챙기는 것으로 비칠 공산이 매우 크다는 점을 골퍼들은 인식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돈 되는 장사의 셈법을 탓하자는 것이 아니다. 현명한 처세는 이왕이면 돈도 되고 인심도 넉넉하게 쓰는 영리한 경영을 통해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즉 이참에 골프장 경영도 개선되고 골퍼들도 저렴한 그린피로 오랫동안 즐길 수 있는 여건을 만들자는 얘기다. 세상 이치에 일방적인 방향으로 진행되는 원리는 존재하지 않음을 우리는 알고 있다.
높은 이윤이 따르면 이에 대한 견제도 덩달아 심해질 것이며 폭리에는 반드시 수반되는 제재가 뒤따르기 마련이다. 더불어 좋은 선택은 오로지 골프장을 운영하는 경영진의 혜안과 지혜에 달려 있다. 당장 입안이 달다고 즐기다 어느 순간부터 이빨이 썩어 음식을 먹지 못하는 시점이 도래하는 것처럼 가장 호황의 국면에서 과감하게 그린피 서비스에 대해 용기 있게 결단해야만 한다.
퍼블릭 코스로 전환한 골프장들이 우선 앞장서 시행하는 용기가 필요하다. 아무리 자본주의적 가치가 횡행하더라도 적정 수준의 사적 이익을 획득해야 공감대가 형성된다. 지나친 이익에 매몰돼 모처럼 형성된 골프장 업계의 왕성한 활화산 분위기가 되레 골퍼들의 반감이 축적되는 명분으로 지속될 때 예상하지 못한 시민적 저항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골프는 정확하게 분석하면 레크리에이션의 한 가지다. 여가선용을 위한 놀이라는 사실이다. 놀이는 놀이로서 즐길 수 있는 여건 조성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놀이에 필수적인 금전적 지불은 당연지사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놀이를 위한 공간이나 기구 사용료가 턱없이 비싸다면 애초부터 놀이의 참된 의미를 제쳐둔 채 비용 측면에 대한 심각한 고민만 남는 역전현상이 발생한다.
골프장들도 시민들이 진정한 의미의 놀이 문화를 만끽할 수 있는 여건 조성에 동참할 것을 강력하게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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