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오후 2시 30분쯤 대구 달서구 한 코로나19 선별진료소. 코로나19 검사 시작 30분 전이지만 수십 명의 사람들이 일렬로 줄을 서 있었다. 어린 자녀 검사를 위해 동행한 부모부터 학생과 노인, 외국인 등 검사자들은 다양했다. 본격적으로 검사가 시작되는 3시쯤 200명 정도의 사람들이 몰렸다. 대기줄은 선별진료소 밖 공원까지 이어졌다.
자녀의 검사를 위해 동행한 A(49) 씨는 "지난주에 느긋하게 검사를 받으러 왔다가 1시간이나 넘게 기다렸다. 오늘은 20분 일찍 왔는데도 이미 사람들이 너무 많다. 검사까지 최소 30~40분은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 이후 하루 코로나19 신규확진자가 7천 명에 육박하는 만큼 선별진료소에도 연일 사람들로 북새통이다. 검사자 수가 많아짐에 따라 대기하는 시민들은 물론, 의료진들의 고충도 커지고 있다.
◆늘어난 접촉자에 자발적 검사까지
15일 대구시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5~11일) 일평균 검사자는 1만6천159명으로 위드 코로나 시행 직전 주(10월 24~30일) 대비 7천 명 가까이 늘었다.
검사자 수가 늘어난 데는 최근 감염 확산세로 대상자가 많아졌고 불안함을 해소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검사하는 사람도 늘었기 때문이다. 달서구 보건소에 따르면 하루 검사자 가운데 40%는 검사 대상이 아니지만 찾는 경우다.
학원 강사 B(30) 씨는 "확진자의 밀접접촉자와 모임을 했기 때문에 검사 대상자로 포함되지 않았다. 하지만 접종하지 않은 학생들과 대면하는 직업이라 혹시 모른다는 마음에 검사받으러 왔다"고 말했다.

이날 선별진료소를 찾은 사람들은 검사 대기시간으로만 1시간 가까이 소요하면서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공원으로 늘어진 대기줄에 몇몇 사람들은 한숨을 내쉬며 발걸음을 돌리기도 했다.
기다림에 지쳐 선별진료소 직원에게 짜증을 내는 사람도 있었다. 대기줄에 있던 검사자 한 명은 질서유지를 안내하는 직원에게 빠른 검사를 요구하는 등 불만을 표출했다.
추워지는 날씨도 문제다. 지금처럼 검사자 수가 늘어나는 상황이 지속될 경우 강추위를 버티면서 검사를 기다려야 한다. 기온이 1℃였던 오전 9시쯤 선별진료소에는 추위를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의료진과 검사 인력의 고충과 부담
줄어들지 않는 검사 건수로 의료진들의 고충도 크다. 지체로 민원이 빗발치는 데다,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만큼 거리두기 안내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날 대기줄 바닥엔 발 모양의 거리두기 안내 문구가 붙여져 있었고, 직원들은 '1m 간격 유지해 달라'고 연방 외쳤지만 대부분 외면하기 일쑤였다.
검사 인력 공백으로 인한 부담도 크다. 특히 학교 등 집단으로 생활하는 시설에서 확진자가 다수 발생할 경우 검사 인력 일부가 현장 방문을 통해 검사를 진행한다. 이 때문에 선별진료소에 공백이 발생해 업무의 강도가 높아진다는 것이다.
대구의 한 보건소 관계자는 "최근에 매일 1천 명 이상 검사를 하고 있다. 현장 방문 검사가 있을 경우 일부가 이탈할 수밖에 없다. 이들 대신 보건소 내 행정업무 직원이 투입되는데, 부담이 큰 게 사실이다"고 말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급증하는 확진자로 대기줄이 길어졌다. 추운 날씨까지 겹쳐 검사를 기다리는 시민들의 어려움은 더욱 커졌다. 노약자와 임신부 등에 대해선 우선적으로 검사받을 수 있게끔 조치하겠다"면서 "검사 인력도 늘려서 선별진료소 의료진들의 피로도를 낮추고, 시민들도 빠르게 검사를 받고 돌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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