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반갑다 새책] 내 인생의 인문학

마틴 하글런드 지음/ 오세웅 옮김/ 생각의길 펴냄

'삶의 소유는 사랑하는 것의 소유가 아니라 사랑하는 것을 사랑할 소유다. 무엇을 하며 어떤 인생을 영위하는지는 우리가 사랑하는 것의 운명에 의존한다.'

'우리는 자기만족을 추구한다. 그러나 자기만족은 자연적으로 주어지지 않는다. 자기만족은 우리 사회에서 무엇이 중요하고 우리를 움직이게 하는 정신적 요인이 무엇인지에 의해 좌우된다.'

대개 살면서 마음의 갈피를 잡지 못하고 이리저리 휘둘리는 것은 우리의 마음에 철석같은 이정표 혹은 신념이 부족할 때 일어나는 일들이다.

이 책은 우리 자신을 우리 삶으로부터 분리시키는 존재의 불안을 어떻게 껴안아야 하는지, 내 삶을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만들어가기 위해 어떤 정신적 기반이 필요한지, 한 번 사는 인생에서 우리가 품어야 할 태도와 가치적 우선순위에 대해 고전을 기반으로 재정립하고 있다.

우리 삶은 오히려 유한하기 때문에 가치있는 것이고 그 유한함이 우리가 모든 것을 소중히 여기고 몰두하는 담보가 되며, 유한함이 보장하는 자유에 몰두하고 헌신할 때 우리 삶은 그 인간적 가치를 실현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이러한 것들은 난해한 이론적 증명에 치우지지 않고 놀랍도록 명쾌하게 또 즐겁게 설명한다. 문학에서는 ▷프루스트 ▷크나우스고르 ▷도스토예프스키 ▷단테, 철학에서는 ▷아리스토탈레스 ▷마르크스 ▷헤겔 ▷키에르케고르 ▷C.S 루이스 ▷마틴 루터 ▷밀 ▷케인즈 ▷하이에크 등 저서를 깊고도 명쾌하게 재해석했다.

"우리의 실존적 정체성을 유지하는 것은 우리가 소중히 여기는 것에 따라 인생을 영위하는 것이다."

저자의 충고대로라면 우리 삶이 가치를 가지려면 소중히 여기는 것들을 더욱 사랑하고 존중할 때이다. 이 순간 가장 먼저 떠오른 사람들은 다름 아닌 가족이다. 우리가 누구인지는 우리가 소중하다고 인식하는 것들에 충실하고 그에 대한 헌신을 유지하는 것에 의해 정의된다는 것이다. 536쪽, 3만3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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