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벽두가 코앞인데도 코로나19 걱정은 더 커지고 있다. 신규 확진자와 위중증 환자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가장 심각한 것은 치사율이다. 지난 한 주 우리나라의 코로나19 치사율(확진자 대비 사망자 수)은 1.62%까지 치솟았다. 단계적 일상 회복(위드 코로나)에 들어가기 전의 치사율(0.32%)보다 무려 5배나 뛰었다.
최근 우리나라의 코로나19 치사율은 세계 어느 나라보다도 높은 편이다. 병상 나오기를 기다리다가 숨지는 위중증 환자가 속출하고 있으며 의료 시스템 붕괴마저 우려해야 할 지경이다. 도대체 K방역은 어디서부터 단추를 잘못 끼운 것일까.
이렇게 된 데에는 무엇보다도 정부의 오판이 크다. 정부는 백신 접종 완료율 80%에 매달렸다. 이 수치만 달성하면 일상적 삶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하지만 접종을 마쳐도 항체가 안 생기는 사람이 일정 비율 존재한다는 점과 델타 변이의 가공할 전파력을 제대로 고려치 않은 판단 미스였다. 결과적으로 백신 접종률 80% 만능론은 순진한 기대임이 드러났다.
간과한 것은 더 있다. 시간이 지나면 백신 효과가 급격히 떨어진다는 점이다. 예외인 백신은 없다. 특히 지난 4월부터 60~74세 연령대가 주로 맞은 아스트라제네카(AZ)는 화이자, 모더나보다 시간이 지나면서 효과가 더 많이 떨어진다. 영국보건안전청(UKHSA)에 따르면 AZ의 백신 효과는 10주 후 49.9%, 20주 후 36.6%까지 하락한다.
정부가 백신 1차 접종률을 높이겠다는 강박 때문에 1, 2차 접종 간격을 고무줄처럼 늘린 것도 실책이었다. 현 상황에서는 AZ 백신 접종 후 6개월 지난 사람들이 특히 코로나19 위험에 많이 노출돼 있다고 볼 수 있다. 12월 둘째 주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가운데 60대가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는 점이 이를 방증한다.
결국 믿을 수단은 부스터 샷이다. 지금으로서는 위드 코로나를 일시 중단해 시간을 벌면서 부스터 샷 접종 속도전을 펴는 것 말고 다른 묘수가 없다. 우리보다 단계적 일상 회복을 먼저 시작했다가 일일 신규 확진자가 5천 명대까지 치솟았지만 부스터 샷 접종 시작 이후 그 수가 10분의 1 수준으로 떨어진 싱가포르 사례를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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