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문무대왕과학硏 소형모듈원자로 핵잠수함용?

뉴욕타임스 "SMR 핵잠수함 활용 가능성" 보도에…한국원자력연구원 "사실과 달라"
저농축우라늄 사용, 핵잠수함과는 핵연료 등 설계부터 달라

지난 7월 착공한 문무대왕과학연구원 조감도
지난 7월 착공한 문무대왕과학연구원 조감도

경주시 감포읍에 건설중인 문무대왕과학연구소에서 향후 개발될 해양용 소형모듈원자로(SMR)가 '한국 핵잠수함에 활용될 수 있다'는 뉴욕타임스(NYT)의 보도에 대해 한국원자력연구원이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NYT는 지난 13일(현지시각) '한국은 오랫동안 핵잠수함을 원했다. 새 원자로가 문을 열어 줄 수 있다'는 제목의 서울발 기사에서 '원자력 전문가들은 이 프로젝트에 한국이 오랫동안 품어온 핵잠수함 개발의 꿈을 이뤄 줄 잠재력이 있다고 말한다'고 전했다.

이어 '북한이 최근 몇 년간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시험해 왔다'면서 지난 1월 북한의 핵잠수함 설계를 언급한 점을 거론한 뒤 '북한의 핵잠수함에 대항하기 위해 한국도 핵잠수함을 원한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문무대왕과학연구소의 본원인 한국원자력연구원(대전)은 16일 "개발 예정인 SMR의 핵연료는 핵잠수함과 호환이 되지 않는, 전혀 다른 설계"라며 'NYT 보도는 사실무근' 입장을 본지에 전달했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국제해사기구가 2050년까지 전세계 모든 선박의 CO2 배출량을 현재의 절반으로 줄이도록 강제했다"며 '이에 본원은 향후 선박의 기존 디젤엔진을 CO2 발생이 거의 없는 SMR로 교체하는 연구 개발에 집중할 예정" 이라고 밝혔다.

황순관 연구원은 "선박엔진 세계 시장을 잠식하기 위한 본원의 프로젝트를 NYT가 핵잠수함 개발로 의심하는 것 같다"며 "하지만 선박용 SMR의 핵연료는 저농축우라늄을, 핵잠수함은 고농축우라늄을 사용하는 등 설계부터 근본이 다르다"고 강조했다.

지난 7월 착공한 문무대왕과학연구소는 향후 5년간 모두 3천200억원을 투입해 2025년까지 연구소를 완공하고, 2027년까지 대형선박이나 쇄빙선의 동력 공급원인 선박용 SMR 개발을 위한 70MW급 원자로(ARA)를 만들 예정이다. 이 ARA의 열출력은 신월성1호기의 2.5% 수준이다.

SMR은 전기출력이 300MW 이하로, 구성기기를 하나의 용기에 배치해 안정성을 높인 원자로다. 해양용 SMR은 대형상선이나 쇄빙선처럼 큰 출력이 필요하고 오랜 시간 활용하는데 특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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