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팀이 홍합과 멍게의 특성을 모사해 암세포만 집중 공격하는 '나노 항암제 폭탄'을 개발했다.
포스텍(포항공대·총장 김무환) 화학공학과 차형준 교수·정연수 박사 연구팀은 경북대학교 융합학부 의생명융합공학과 조윤기 교수팀과 공동연구를 통해 홍합의 접착단백질과 빛·전자를 이동시키는 멍게의 카테콜·바나듐 복합체를 모방한 광 감응성·접착성 나노폭탄을 제작했다. 광 감응성이란 외부의 빛에 따라서 특성이 변화하는 성질을 말한다.
연구 결과는 재료과학 분야 세계적인 학술지인 '어드밴스드헬스케어 머터리얼즈' 12월호 표지논문에 선정됐다.
나노폭탄은 빛을 비추는 특정 부위에만 열을 발생시키고, 항암 효과가 있는 일산화질소 기체를 만들고 항암제를 방출하는 '열-기체-항암제'의 삼중복합치료가 가능하다.
일반적으로 암은 한 가지 약물로 치료하기보다는 다양한 방법이 병행돼야 효과가 높다.
그러나 체액이 존재하는 몸 속에서 여러 치료제를 특정한 암 부위에만 동시에 전달하기란 쉽지 않다.
그 중에서도 광 감응성이 있는 약물 전달체는 주로 금이나 탄소, 플라스틱과 같은 합성고분자 기반의 나노입자로 만들어진다. 때문에 몸 속에 존재하며 전신 독성의 위험을 가질수 있는데다 빛을 흡수하면서 열을 내는 광열 전환 효율도 낮아 치료효과가 높지 않았다.
이에 차 교수팀은 멍게에서 빛과 전자가 이동하도록 돕는 카테콜·바나듐 결합을 홍합접착단백질에 적용해 나노입자를 고안해 냈다. 이 나노입자에 적외선을 쬐면 5분 안에 50도까지 온도를 높일 수 있고, 광열 전환 효율도 약 50% 우수하다. 또 강한 접착력으로 암세포에 오래 머물 수 있는데다 홍합접착단백질이어서 생체적으로도 안전하다.
동물 대상 전임상시험 결과, 광열치료만 했을 경우에는 치료 시작 약 15일 뒤부터 종양이 다시 자라났지만 나노폭탄으로 삼중복합치료를 했을 때는 한 달간 종양이 관측되지 않을 정도로 지속적인 효과를 나타냈다.
차 교수는 "하나의 자극으로 복합치료요법을 손쉽게 조절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 암 환자의 치료에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며 "이 나노폭탄은 유전자, 항체 등 치료제나 조영제를 전달할 때도 응용할 수 있어 환자 특성에 따른 활용이 가능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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