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로 연수 관광을 다녀온 고령층이 무더기로 감염되는 일이 대구에서 발생했다. 지역 내 신규 확진자의 상당수가 돌파 감염으로 확인되는 가운데 연말 타지역과 왕래가 잦아지면서 지역 간 감염 전파 위험성도 커지고 있다.
17일 대구시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160명으로 이 가운데 91명이 기본접종을 마치고도 감염된 '돌파감염' 사례로 전체의 56.9%를 차지했다.
단체연수 및 관광을 위해 제주도를 다녀온 2개 그룹에서 확진자가 무더기로 나왔다. 지난 14일부터 확진자가 나온 A그룹은 지인 40여 명이 6일~9일 3박 4일 일정으로 제주도를 다녀왔다.
참석자 중 1명이 지난 14일 확진된 뒤 누적 확진자는 5명으로 늘었다. 확진자 가운데 최초 감염이 의심되는 사람은 지난 9일부터 의심 증상을 보였다. 통상 의심 증상이 시작된 지 이틀 전부터 감염 전파 가능기여서 바이러스 전파가 가능한 시기에 제주도에 머물렀던 것으로 추정된다.
B그룹 역시 지인 36명이 지난 6일~8일 2박 3일 일정으로 제주도를 다녀온 뒤 참석자를 중심으로 감염이 일파만파 번졌다. 15일 최초 확진자가 유증상 검사에서 확진된 뒤 누적 확진자는 12명(모임 참석자 11명, 동거가족 1명)으로 늘었다.
증상발현일이 가장 빨랐던 확진자는 지난 10일부터 의심 증상을 보여, 역시 감염 전파 가능기에 제주도에 머문 것으로 추정 중이다.
A, B 그룹 간 역학적 접점은 없으며, 제주도 체류 당시 동선이 겹쳤는지도 확인되지 않는다.
다만 두 그룹의 공통점은 평소에도 각 그룹 내 사람들끼리 정기적인 모임을 가지며 접촉이 있었고, 확진자 모두가 기본 접종을 완료한 뒤 감염된 '돌파감염'이라는 점이다.
대부분 60~70대 연령층으로 사회활동이 많지 않고, 자녀들도 출가한 상태여서 방역당국은 이들로 인한 추가 전파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했다.
북구의 한 일가족도 수도권 확진자와 접촉한 뒤 무더기로 감염된 사실이 확인됐다. 지난 15일 가족 중 1명이 먼저 확진된 뒤 다음날 나머지 가족 4명도 추가 확진됐다.
확진된 일가족 중 2명은 북구의 같은 초등학교 다른 학년에 재학 중이어서 이들이 속한 두 학년의 접촉자 300여 명에 대해 진단검사를 벌였다. 검사 결과 이날 오전까지 해당 초등학교에서 약 7명이 추가 확진된 것으로 파악됐다.
방역당국은 최근 다른 지역 확진자와 접촉을 통한 감염이 늘고, 지역 내 다양한 경로를 통한 산발적인 감염 사례가 이어지는 점을 우려스럽게 보고 있다.
대구시 관계자는 "노출된 집단이 명확하게 정해져 있으면 해당 집단을 격리해 놓고 관리하면 추가 전파가 없겠지만 최근에는 지역 내 매우 다양한 경로로 확진이 이어지고 있다"며 "전국적으로 확진자 수가 증가하다 보니 타 지역과의 교류로 인한 전파에 더해 지역 내에서의 조용한 전파도 이뤄지고 있다. 감염된 지도 모른 채 가볍게 증상이 지나가더라도 다른 사람에게 전파를 시키면 감염원 찾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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