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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칼럼] 공항도시, 의성·군위의 미래다

김병구(경북본사장)
김병구(경북본사장)

고령화 시대, 인구가 급감하면서 지방자치단체의 존립 자체가 위협받고 있다. 인구 감소로 인한 소멸 위험지역으로 경북, 특히 북부권이 심각하다.

한국고용정보원이 전국 시군별 인구소멸지수를 인용해 분석한 자료(2020년 5월 기준)에 따르면 소멸 고위험 지역으로 경북 23개 시군 중 7개 시군이 포함됐고, 이 가운데 청도군을 제외하면 모두 북부권이다.

경북의 살길은 주변 환경과 여건을 고려한 관광 코스 개발이나 산업단지(기업) 유치밖에 없다. 청송, 봉화, 영양, 울진 등이 전자에 해당하고 포항, 구미, 경산, 칠곡 등이 후자에 가깝다고 하겠다.

이런 점에 비춰볼 때 경북에서 소멸 고위험군의 선두에 선 군위와 의성은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유치로 소멸 위기에서 벗어나 도약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그렇다고 의성과 군위가 대구시와 경북도, 국방부와 국토교통부 등에만 기대 손을 놓고 있다간 제대로 된 먹거리와 일거리 창출에 들러리에 머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2개 시군의 미래 비전은 바로 통합신공항을 기반으로 한 '공항도시(에어포트시티) 건설'이다. 학교, 병원, 근린생활시설 등 거주 인프라는 공항도시의 전제 조건이다.

나아가 이 공항도시가 성공하기 위한 핵심 요건으로는 바로 경북의 살길이기도 한 관광 코스 개발과 산업단지 조성을 꼽을 수 있다. 이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서는 안동, 예천, 청송, 상주, 칠곡, 구미 등 인접 시군과의 연계와 공생 협력이 필수적일 수밖에 없다. 군위의 대구시 편입은 이미 진행 중인 공생 협력 과제다.

지난 16일 본지 주최로 의성 청소년문화의집 공연장에서 열린 '통합신공항 에어포트시티 조성 개발전략토론회'에서는 공항도시가 왜 필요하고, 어떤 인프라와 콘텐츠를 갖춰 어떤 방향으로 조성해야 할지에 대한 심도 깊은 논의가 벌어졌다.

여기에서 공항도시의 주요 요건으로 항공물류정비산업단지, 농식품산업클러스터, 관광문화단지 등이 제시됐다. 군위, 의성을 중심으로 한 주변 시군은 농축산물의 보고다. 고추 마늘 자두 오이 참마 대마 생강 사과 소 돼지 등등. 농축산물을 활용한 가공·포장단지, 저온유통시스템 등 농축산식품산업클러스터는 경북 북부 지역의 특성에 부합하고 부가가치가 높은 집적단지로,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공항도시의 제1요건이라고 할 수 있겠다.

또 의성에 조성 예정인 관광문화단지(의성랜드)와 함께 안동, 예천, 청송, 상주 등지를 연계한 관광 코스 개발도 주요 요건이다. 공항도시가 교통 인프라만 조성한 뒤 주거(숙박·교육·의료), 문화관광, 비즈니스 등 기능을 갖추지 못한다면 통합신공항은 단순 환승 공항, 텅 빈 고립 공항으로 전락할 소지가 크다. 기존에 실패한 또 하나의 지방 공항으로 남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

내년 지방선거가 채 6개월도 남지 않았다. 차기 대구시장과 경북도지사는 공항 이전 후적지 개발과 통합신공항 건설을 시·도정의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겠다. 특히 의성과 군위 단체장 후보는 통합신공항 건설에 더해 공항도시에 대한 확고한 철학과 강력한 의지를 가진 인물을 공천하고 뽑아야 지역의 미래가 담보될 수 있다. 의성과 군위 인접 지역 단체장 후보들도 공항도시와 연계해 해당 지역을 어떻게 발전시킬 수 있을지에 대한 전략을 주요 공약으로 내놓고 지역민들의 선택을 받아야 한다.

지방분권과 지역 균형발전 철학을 갖춘 대선 후보, 지역의 먹거리 창출에 대한 철학과 의지를 가진 지방선거 후보를 잘 가려내는 지역민들의 혜안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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