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미군 반환 부지 후속 사업, 늦더라도 차분하게 진행해야

대구대표도서관과 평화공원이 들어설 대구 캠프워커 헬기장 및 활주로 반환 부지(전체 6만6천884㎡) 일부에서 옛 토목 건축의 흔적인 유구가 발견됐다. 한국환경공단이 지난 7월 지표조사에 이어 최근 표본조사를 벌인 결과 굴착 지점 13곳 중 3곳에서 유구가 확인된 것이다. 대구시는 일단 표본조사 결과를 면밀히 분석한 뒤 관련 법규에 따라 문화재청 신고와 발굴 조사 등을 진행할 방침이어서 토양 정화 작업을 비롯한 도서관·평화공원 조성 일정에 차질이 불가피해 보인다.

대구시가 밝힌 대구대표도서관·평화공원 건립 시간표에 따르면 반환 부지 중 헬기장 부지(2만8천967㎡)에 들어설 대구대표도서관은 2024년 1월이 완공 목표다. 또 평화공원과 지하 공영주차장, 헬기장 동쪽 활주로 부지(3만7천917㎡)에 건설될 3차 순환도로 개통도 거의 같은 시기다. 길어도 3년 안에 모든 사업이 종료되어야 한다는 말이다.

그런데 문제는 불과 2~3년 남짓한 기간 내에 예정대로 사업을 모두 마무리할 수 있느냐다. 현재로서는 발굴 조사 대상 면적을 특정할 수 없지만 만약 발굴 대상에서 제외되는 부지는 토양 정화 작업 등 사업을 예정대로 이어갈 수 있다는 점에서 그나마 여유가 생기는 셈이다. 대구시도 발굴 조사와 사업을 동시에 진행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발굴 조사 대상 면적에 포함될 경우 사업 일정은 불투명해진다. 발굴 조사에 소요될 시간이 얼마나 될지 현재로서는 알 수 없기 때문에 대구시는 그에 맞는 대책을 차분하게 수립해 나가야 한다.

다만 문화재청과 국방부, 대구시 등 관계 기관이 긴밀히 협력한다면 법령을 지키면서도 문제를 원만하게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절차대로 발굴 조사를 엄밀히 진행하되 행정상 문제로 불필요하게 시간을 끌거나 낭비하는 일 없이 각 부처가 유기적으로 협조한다면 가능한 일이다. 이 경우 사업 일정에 다소 차질을 빚더라도 이해될 부분이다. 최근 세계문화유산 경관 훼손 문제로 큰 논란이 된 김포 '장릉' 아파트 신축 사례는 반면교사다. 계획과 일정에만 초점을 맞추고 서두르다 낭패 보는 일이 없도록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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