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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1분기 전기요금 동결…"국민 생활 안정 도모"

한전 3원 ‘인상’ 요청에 정부 ‘유보’ 결정…'빚 더미' 한전 재무부담 가중
유연탄·LNG 가걱 상승에도 연료비 단가 ㎾h당 0원 확정

20일 내년 1~3월분 최종 연료비 조정단가를 지난 4분기와 같은 ㎾h당 0원으로 확정했다고 공지했다. 사진은 대구 남구의 한 빌라. 매일신문DB
20일 내년 1~3월분 최종 연료비 조정단가를 지난 4분기와 같은 ㎾h당 0원으로 확정했다고 공지했다. 사진은 대구 남구의 한 빌라. 매일신문DB

내년 1분기 전기요금이 동결됐다.

한국전력은 20일 내년 1~3월분 최종 연료비 조정단가를 지난 4분기와 같은 ㎾h당 0원으로 확정했다고 공지했다. 조정단가를 올해 4분기 수준 그대로 유지한 것이다.

일반 가정용 고객이 내는 요금은 현재 ㎾h당 88.3원(하계 300 ㎾h 이하·기타계절 200 ㎾h 이하 사용 조건)이 유지된다.

정부는 지난해 말 전기요금 체계를 개편하면서 연료비 연동제를 도입했다. 올해부터 한전은 분기마다 석유, 석탄, 액화천연가스(LNG) 등 발전 연료비를 요금에 반영하고 있다.

이는 연료비 변동에 따른 실적 변동성을 줄이려는 것이다. 연료비 변동분은 실적연료비(직전 3개월간 평균 연료비)와 기준연료비(직전 1년간 평균 연료비)의 차액으로 산출한 연료비 조정단가로 결정되는 구조다.

한전은 분기별 최대 조정폭을 적용해 3원 인상안을 정부에 제출했으나 정부가 '유보'를 결정하면서 동결됐다.

전기요금 발표는 한전이 하지만 기획재정부와 산업통상자원부 협의를 거쳐 결정된다. 연료비 연동제 도입 당시 정부가 연료비 조정단가 적용 유보를 결정하면 한전이 이에 따르도록 권한을 뒀다.

한전에 따르면 실적연료비 산정기간(올해 9~11월) 유연탄 가격은 세후 기준 평균 ㎏당 181.81원으로 직전 3개월 대비 20.3% 상승했다. LNG는 ㎏당 832.43원, BC유는 ㎏당 661.27원으로 각각 38.4%, 15.1% 오르며 연료가격이 급등했다.

국제 연료가격 급등에도 최근 물가 동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동결을 결정했다는 얘기다. 앞서 기재부와 산업부는 전기요금 공지를 앞두고 막판까지 논의를 거듭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재부는 물가 안정을 위해 전기요금 동결을, 산업부는 연료비 연동제에 따른 전기요금 인상 주장을 각각 펼쳤으나 결국 물가 안정 쪽에 무게를 실은 것으로 파악된다.

앞서 정부는 지난 1분기 연료비 연동제를 적용해 ㎾h당 3원을 인하했다가 2, 3분기에 동결한 뒤 4분기에는 3원을 다시 올렸다.

이번 연동제 유보로 인한 전기요금 미조정액은 ㎾h당 29.1원이다. 미조정액은 향후 요금 조정시 총괄원가로 반영해 정산된다.

이번 결정에 따라 142조원 규모의 부채를 안고 있는 한전의 재무 부담이 더욱 가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전 측은 "정부로부터 통보받은 유보 사유는 코로나19 장기화와 높은 물가 상승률로 국민 생활의 안정을 도모하기 위한 것"이라며 "내년에 적용할 기준 연료비와 기후환경요금을 산정하고 있으며 국민 부담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요금에 반영하는 방안을 정부와 협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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