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王' 군림한 대구 새마을금고 이사장…남직원엔 멱살잡이, 여직원은 '업소녀' 취급

지난 18일 MBC 실화탐사대 방송…이사장은 "가족같이 대한 죄, 억울" 입장

18일 방송된 MBC
18일 방송된 MBC '실화탐사대'에서는 대구 한 새마을금고 이사장이 여성 직원을 성희롱하고 남성 직원에게 위력을 행사하는 등 '직장 내 괴롭힘'을 일삼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MBC 실화탐사대 갈무리.

대구 한 새마을금고 이사장이 여직원에게는 '다리가 예쁘니 가리면 손해'라며 성희롱하고 남직원에게는 멱살을 잡거나 욕설하는 등 갖은 갑질을 일삼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지난 18일 방송한 MBC '실화탐사대'에 따르면 대구 한 새마을금고 이사장 A씨는 지난해 1월 이사회 선거로 이사장에 취임했다. 이곳 직원들은 약 2년 간 A씨로부터 '갑질'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직원들이 공개한 CCTV 영상 속 A씨는 한 남자 직원이 멱살을 잡은 채 몇 발자국 끌고 갔다. 직원은 아프다는 듯 목 부위를 쓰다듬었다. A씨는 한 여직원에게 발길질 할 것처럼 위협한 뒤 웃기도 했다.

다른 날 녹음된 A씨 음성에는 "너 기분 좀 나쁘면 XX놈, 얼굴 빨개져서. 개XX 저거. 죽여버리려고 하거든 내가 지금" 등 욕설이 가감없이 담겼다.

직원들은 여성 직원을 성적 대상화하는 사례도 빈번했다고 주장했다.

한 직원은 "(A씨가 나를) 업소 아가씨처럼 대하는 기분이 들었다. 사무실도 초반에는 '홀'이라고 하고, 직원에게 아가씨라고 했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한 녹음 파일에서 A씨는 "(다리가) 예쁜데 가리면 서비스 차원에서 손해잖아. 치마 입어주기를 은근히 바랐다"며 "고객에게 덜 친절해도 예쁜 사람은 더 친절해 보인다"고 말했다.

다른 한 여직원은 A씨로부터 '며느리 후보'라고 불리면서 괴롭힘당하던 끝에 "남자친구가 생겼다"고 말하자 이후 A씨에게 '배신자'로 불렸다고 주장했다.

해당 직원은 "이후 A씨가 뒤에서 '계약기간 언제까지냐. 끝내면 내보내라'는 취지로 말하는 이야기를 들었다"면서 "그 사람은 장난일 수도 있겠지만 저는 생계가 달린 직장인데. 이런 이야기를 직장에서 들으면서 참고 다니는 것도 서러웠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CCTV 속 A씨는 여직원에게 자신의 얼굴을 바짝 대고 이야기하거나, 다른 여직원 머리카락을 잡아당기고는 이내 얼굴을 또 가깝게 들이밀고 말하곤 했다.

이런 폭로에 대해 A씨는 방송에서 "나는 억울한 면이 진짜 많다. 앞에 있는 여직원에게 어깨에 손대려고 하면 뭔가 (잘못된 행동일까) 싶어서 머리카락을 살짝 당긴다는 게 세게 당겨졌다. 그러면 나는 천하의 나쁜 놈, 성추행범으로 몰린다"고 해명했다.

그는 또 여직원들에게 얼굴을 가까이 대고 말한 이유에 대해 "'우리도 금리를 높게 받으면 안 될까?' 하는 뜻으로 이쪽 직원에게는 앞을 보고 이야기하고, 다음 옆으로 가서 저쪽 직원한테는 귀에 대고 이야기했다"며 "앞에 손님이 있기 때문에 들리면 안 되니까 (그랬다)"고 말했다.

다만 해당 CCTV 영상에서 A씨가 여직원에게 다가가 말할 당시 주변에는 손님이 없었다.

직원들은 이런 증거들을 바탕으로 3개월 전 새마을금고 중앙회에 문제를 제기했다. 새마을금고 중앙회는 아직 A씨에게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았다.

새마을금고 중앙회 관계자는 "제재 처분을 하려면 당사자에게 어떤 제재를 할지 통보를 하고, 청문하는 등 최소한의 절차가 있다. 행정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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