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시 신청사 앞 열릴 집회들에 벌써부터 민원 걱정…"소음 대비 시급"

장기적 또는 산발적으로 개최되는 집회…확성기와 음향기기 이용 소음 문제 발생
주거와 상업시설, 학교 등이 밀집한 탓에 집회로 인한 민원 증가 우려
대구시 “설계공모위원회에 안건을 올려 적절한 방안 찾을 것”

기사내용과 무관한 사진. 지역 내 시민단체가 대구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매일신문 DB
기사내용과 무관한 사진. 지역 내 시민단체가 대구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매일신문 DB

대구시 신청사 부지를 선정한 지 만 2년(매일신문 22일 자 1·2면 보도)이 된 가운데 시청 이전으로 집회 민원이 불거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현재 집회가 열리는 중구 시청 본관 인근은 상업시설이 주를 이루는 반면, 신청사가 들어설 달서구 일대는 주거와 학교 등이 밀집한 탓에 소음 피해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대구 중부경찰서와 북부경찰서에 따르면 최근 3년 동안 대구시청 본관과 별관 앞에서 열린 집회는 364건이다. 한 해 120건에 달한다. 코로나19 상황이 아니었다면 집회 건수는 더욱 많았을 것이라고 경찰은 설명했다.

집회 특성상 주최 측이 확성기와 음향기기를 이용하기 때문에 소음 문제가 발생한다. 경찰에 따르면 최근 1년 동안 시청사 앞 집회 민원은 61건이며, 이 가운데 58건이 소음 관련이다.

문제는 중구 시청사보다 신청사 인근에서 집회 관련 소음 민원이 많아질 수 있다는 점이다. 신청사 부지 동쪽인 당산로36길에는 766가구의 아파트가 들어서는 등 대규모 주거시설이 형성된다. 반대쪽인 당산로30길에는 경암중과 원화여고 등 학교가 6개에 달한다. 북쪽인 당산로의 경우 병원과 식당 등 상가시설이 밀집해 있다.

신청사 부지 인근 아파트에서 거주하는 A(70) 씨는 "퇴직 후 아침엔 집에서만 생활하고 있는데, 집회로 인한 소음이 잦으면 집 밖으로 나가야 하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며 "주민들은 신청사를 반기는 것이지, 집회와 그로 인한 소음에 대해선 모두가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학교에선 더욱 예민하다. 산발적으로 열리는 집회는 물론 장기간 집단 농성이 발생하면 학생들 학업에 지장이 생길 수 있어서다.

상서고 관계자는 "집회 대부분이 낮 시간대에 진행되기에 학생들 공부하는 시간과 겹친다. 아직 겪어보지 않아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소음 문제가 발생하면 수시로 민원을 넣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부지 내 공간 활용계획이 나오지 않았지만, 집회로 인한 소음 문제를 설계공모위원회에 안건으로 올릴 계획이다. 부지 내 청사를 건립하면서 소음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을 찾아보겠다"고 말했다.

최영은 대구경북연구원 사회디자인연구실장은 "청사 건립으로 광장이 조성되면 집회 등 시위가 개최되는데 집회의 자유가 있어 무작정 막을 수 없다. 다만 주변에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적절한 장소에서 집회가 개최될 수 있도록 하는 등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 이 과정에서 시민단체와 노조가 합의할 수 있는 적절한 기준을 대구시가 이들에게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