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이준석 대표와 중앙선거대책위원회 공보단장을 맡은 조수진 최고위원 간 갈등으로 또다시 내홍에 빠져들었다.
"백 가지 중 아흔아홉 가지가 달라도 정권교체의 뜻 하나만 같다면 모두 힘을 합쳐야 한다"(이달 6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선대위 출범식 연설)던 말을 무색하게 하는 사분오열에 보수야권 내부에서도 "이대로 정권교체가 가능하긴 하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이준석 대표는 21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조수진 최고위원이 어떤 형태로 사과한다고 해도 받아들일 생각이 없다"며 중앙선대위원회에서의 모든 직책을 내려놓겠다고 밝혔다. 이어 "선대위 구성원이 상임선대위원장의 지시를 따를 필요가 없다고 한다면 이것은 선대위 존재 필요성을 부정하는 것"이라며 "거기에 더해 이를 바로잡는 적극적 행위가 없었고, 오히려 '여유가 없어'서 당 대표를 조롱하는 유튜브 방송 링크를 취재하는 언론인들에게 보냈다는 것을 확인하는 순간 확신이 들었다"고 조 최고위원을 맹비난했다.
반면, 윤 후보 측근으로 꼽히는 장제원 의원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선대위가 후보를 위한 선대위인지, 자기 정치를 위한 선대위인지 기가 찰 따름"이라며 "당 대표의 옹졸한 자기 정치가 선대위를 얼마나 이기적으로 만들고 있는지 알아야 한다"고 이 대표를 저격하는 글을 올렸다.
앞서 선대위 내 '패싱' 논란으로 이 대표가 '장외 투쟁'을 벌이다 '울산회동'으로 간신히 갈등을 봉합한 지 19일 만에 상황이 파국으로 치달은 것이다. 여기에 최근 윤 후보 부인 김건희 씨를 둘러싼 각종 의혹이 쏟아지는 상황에서 맞은 내분이라 지지율 하락세인 윤 후보에게 정치적 타격이 상당할 전망이다.
보수 정치권 관계자는 "전날 이 대표와 조 최고위원 간 충돌도 있었지만, 신지예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 대표 영입과 관련해서도 '이준석 패싱'이라는 말이 다시 나왔다. 결국 중재에 실패한 윤 후보와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 모두 리더십에 큰 상처를 입게 됐다"면서 "윤 후보의 정치력 부재를 보여주는 상황이 잇따르니 보수야권 내에서도 '윤 후보는 출마한 게 아니라 출마 당했다'는 말이 나도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또 다른 정치권 관계자도 "후보는 대선 승리만 바라지만 당내 구성원들은 보궐선거, 지방선거, 차기정부 입각 등 각자 그리는 그림이 다른 게 현실"이라며 "각자 이해가 다르더라도 이를 하나로 결집하는 것이 후보의 리더십이다. 이게 없으니 국민의힘은 말 그대로 중구난방이고, 수권능력을 의심케 한다"고 지적했다.
초선인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도 SNS를 통해 "전당대회를 통해 선출된 당 대표를 포함한 최고위원들의 사퇴를 요구한다. 선대위 구성이 어떠하고, 누가 있고 없고 하는 것은 결국 국민에게는 밥그릇싸움으로 보일 뿐"이라고 일침을 날렸다.
한편, 이 대표는 전날 선대위 회의에서 조 최고위원에게 "일부 언론에서 '윤핵관'(윤석열 측 핵심 관계자)이 김종인 위원장과 날 공격하는 식으로 (보도가) 나오니 이를 정리하라"고 했다. 그러자 조 최고위원은 "왜 내가 대표 말을 들어야 하느냐. 난 윤 후보 말만 듣는다"고 맞섰다.
댓글 많은 뉴스
국힘 김상욱 "尹 탄핵 기각되면 죽을 때까지 단식"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이재명, '선거법 2심' 재판부에 또 위헌법률심판 제청 신청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
"TK신공항, 전북 전주에 밀렸다"…국토위 파행, 여야 대치에 '영호남' 소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