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적회로의 트랜지스터 수와 컴퓨터의 파워가 약 18개월마다 두 배로 증가할 것이라는 '무어의 법칙'은 인텔의 창립자 중 한 명인 고든 무어의 이름을 딴 법칙이다. 1965년 처음 만들어진 이 법칙은 약 반 세기 동안 컴퓨터의 미래를 정확히 예측했다.
정녕 어떤 근거와 무슨 이유로 미래에 대한 예측이 가능한 것일까. 만약 예측이 가능한 것이라면 인간은 누구나 미래를 예측하고 싶어하고, 앞날을 볼 수 있다면 경제적, 사회적으로 성공해 부와 권력을 손에 쥘 수 있다.
고대 그리스 신전의 예언자들은 신탁을 통해 운명을 예고했고, 꿈은 여전히 많은 사람이 미래를 말해준다고 믿으며, 점성술은 많은 왕이 하늘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이 미래를 말해준다고 느꼈다. 모델과 알고리즘은 오늘날 우리가 사용하는 가장 강력한 예측 기법에 속한다.
저자는 이스라엘 히브리대학교 역사학 교수로 유명한 유발 하라리의 스승이자 전쟁사 분야 권위자이다. 책은 인간이 미래를 보기 위해 어떤 방법들을 동원했는지, 고대 샤먼까지 거슬러 올라가 인간이 예측에 사용한 기법들을 하나하나 훑고 있다. 예측은 그것이 과학인지 여부와 별개로 우리의 사고와 삶에 많은 영향을 미침으로써 그것은 인간 고유의 특성이면서 예측 불가능성 또한 인간을 인간답게 만들어 주는 특징이기도 했다.
다만 예측 행위의 종류인 샤머니즘, 예언, 신탁, 해몽, 심령술 등에는 공통점이 있는데, 그것은 예언자가 남성이든 여성이든 상관없이 미래에 발생할 일을 알기 위해서는 먼저 평범한 세계를 떠나 다른 세계로 진입해야 한다는 가정이 깔려 있다.
오늘날에는 여러 과학적 예측 기법이 개발돼 있다. 트렌드를 파악하고 외삽법을 적용해 미래 일정 시점에서의 상황을 예측한다. 이는 곧 과거의 추세를 파악해 미래를 예상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현대인들은 과거보다 더 예측을 잘 할 수 있게 되었을까. 저자는 이에 대해 부정적이다.
고대부터 현대까지 이토록 안간힘을 쓰는데도 예측은 왜 어려운 것일까. 그 이유는 첫째 심리적, 사회적 요소가 클수록 미래를 예측하기 어렵고, 둘째 예측의 내용이 더 상세할수록 그 예측은 틀릴 확률이 높으며, 마지막으로 예측하려는 미래가 멀수록 예측의 정확도는 떨어지기 때문이다.
이런 까닭에 예측은 100% 맞거나 100% 틀리거나 둘 중 하나다. 문제는 예측을 할 때 중요한 포인트는 '언제'라는 시점이다. 그것이 합리적이든 아니든, 모든 예측은 언젠가는 사실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364쪽, 1만8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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