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 산타는 있어야 한다

조두진 논설위원
조두진 논설위원

'~울면 안 돼/ 산타 할아버지는 우는 아이에겐 선물을 안 주신대/ 산타 할아버지는 알고 계신대/ 누가 착한 앤지 나쁜 앤지/ 오늘 밤에 다녀가신대/ 잠 잘 때나 일어날 때 짜증날 때 장난할 때도/ 산타 할아버지는 모든 것을 알고 계신대/ ~누가 착한 앤지 나쁜 앤지~.'

어린 시절, 크리스마스 시즌에 흔히 듣던 노래다. 사실, 아이들은 슬퍼서 우는 경우보다 막무가내로 떼쓸 때, 잘못을 해서 꾸지람을 듣거나, 꾸지람을 피하기 위해 우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우는 아이에게 선물을 안 준다는 거다.

루돌프가 끄는 썰매를 타고 하늘을 날며, 선물을 전하는 산타 할아버지는 없다. 그럼에도 성탄절 아침, 아이들이 잠에서 깨면 머리맡에는 선물이 놓여 있었다. 잠잘 때나 일어날 때, 짜증날 때 장난할 때도 지켜보는 산타 할아버지, 바로 부모님이 준비한 선물이었다.

제20대 대선에 출마한 후보 중에 유난히 자주 우는 후보가 있다. 아내의 눈 부위가 찢어져서 울고, 아들이 도박해서 울고, 토란 나물 파는 노인 보며 울고, 뭐 해서 울컥하고, 하여간 숱하게 울었다고 한다.

그의 눈물을 꾸중을 피하기 위한, 또는 표를 얻기 위한 '쇼'라고 보는 사람들이 많다. 왜 그럴까? 그는 전과 4범(음주운전, 무고·검사 사칭, 특수공무집행방해 등)에 입에 담지 못할 욕설을 형수에게 퍼부었다. 대장동 개발, 위례·백현동 개발 등 그가 몸통으로 의심받는 사건은 검찰이 엉뚱한 곳만 파는 탓에 수사에 진전이 없고, 관련인들은 잇따라 자살했다.(3명 시도, 2명 사망) 국민적 비판과 야당 요구에 그와 그가 속한 더불어민주당은 말로는 "특검하자"면서 실제로는 뭉갰다. 다른 건 야당이 반대해도 막 밀어붙이면서 말이다. 그는 "단 하나의 흠도 단 한 톨의 먼지도 없이 살아왔다"고 말했다. 자신의 전과는 불의와 싸우다 생긴 거라는 말도 했다. 누가 들으면 민주화운동 한 줄 알겠다.

썰매를 타고 하늘을 날아다니며 모든 것을 지켜보는 산타는 없다. 하지만 늘 지켜보며 '모든 것을 알고 계시는 국민'은 있다. 모레가 성탄절이다. 착한 사람은 선물 받고, 나쁜 사람은 매 맞기를 바란다. 나쁜 사람이 벌은커녕 선물을 요구하는 세상, 그래도 좋다며 선물 주겠다는 세상,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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