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지역 공약 내팽개친 대선후보들…"TK 홀대하면 표 못준다"

지역 정책대결 뒷전 '가족 챙기기' 급급…"지역공약 들여다 볼 여력 없다"
선대위 정책본부 캐비넷에 쌓여만 있는 지역 공약
보수정당 후보 텃밭 방문할 때 '주민들에게 줄 선물 준비하고 출발해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지난 17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코로나19 위기대응 특별위원회 1차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22일 오후 전북 전주시 덕진구 전북대학교 최명희홀에서 학생들과 타운홀 미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지난 17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코로나19 위기대응 특별위원회 1차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22일 오후 전북 전주시 덕진구 전북대학교 최명희홀에서 학생들과 타운홀 미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주요 정당 대선 후보의 정책이 아니라 주변 관리가 더 여론의 관심을 받는 선거가 전개되면서 '이번 대선은 주객이 전도됐다'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거대 양당 대선 후보들의 '가족 리스크'가 대선정국을 뒤흔드는 상황이 이어지면서 대한민국의 미래를 결정할 정책대결은 뒷전이라는 쓴 소리가 나오는 것.

특히 지역균형발전 정책과 지역별 숙원사업은 후보의 눈길조차 받지 못하는 실정이다. 후보가 지역순방 일정을 소화할 때 가슴에 품고 출발해야할 지역별 공약은 아직도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정책본부 캐비닛 안에서 햇빛을 보지 못하고 있다.

정치권에선 중앙선대위 구성 초반 우왕좌왕하면서 저지를 수 있는 실수일 수 있지만, 적어도 정치적으로 주요한 자산 역할을 하고 있는 각 정당의 텃밭 관련 정책은 서둘러 제시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온다.

국민의힘 중앙선대위 정책총괄본부 소속 한 당직자는 22일 매일신문과의 만남에서 "사실상 제1야당의 정책기능은 멈춘 상태"라며 "정책기능 중에서도 지역 관련 정책은 아예 손도 대지 못한 상황"이라고 털어놨다.

여야 각 후보들이 지역을 돌며 민생현장을 챙기고 있지만, 정작 선대위 내 정책영역에서 각 시도당과 지방자치단체에서 해당 지역의 숙원사업이라고 상신한 내용을 아직까지 전혀 살펴보지 못했다는 고백이다.

이 같은 답답한 분위기 때문에 대구시는 주요 정당 대선 후보들을 직접 찾아가 지역의 요구를 전달하려고 했지만, 정치권 사정이 여의치 않아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경북도 역시 35개나 되는 프로젝트를 준비했지만, 국민의힘 중앙당이 받아서 쌓아만 두고 있어 답답하기만 하다.

정치권 관계자는 "여야의 유력 대선 후보들이 본부장(본인·부인·장모)과 본인 그리고 가족 리스크에 살얼음을 걷듯 대선 행보를 전개하고 있기 때문에 차분하게 지역공약을 들여다보고 챙길 여력이 없다"며 "후보들이 정책영역에 관심을 갖더라도 지역 공약은 가장 후순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대구경북에선 보수정당의 본류 역할을 자임해 왔음에도 국민의힘이 지역민의 숙원사업을 담은 지역관련 공약을 내팽개쳐 두고 있는 사실에 분노하고 있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지역에서 상신한 공약내용들에 대한 논의 상황을 물어보면 번번이 '아직 시작도 못 했다'는 대답이 돌아온다"며 "이런 식으로 대구경북을 홀대하면 지역민들도 보수정당 후보에게 살갑게 굴 수 없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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