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박근혜 사면에…홍준표 "두 前대통령 갈라치기 사면"-안철수 "이석기·한명숙 물타기"

정부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특별사면을 발표한 24일 강원 춘천시 팔호광장에 박 전 대통령의 석방을 기원하는 성탄 트리가 설치돼 있다. 우리공화당은 박 전 대통령의 성탄절 석방을 기원하는 뜻을 담아 전날 이곳에 트리를 설치했다. 연합뉴스
정부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특별사면을 발표한 24일 강원 춘천시 팔호광장에 박 전 대통령의 석방을 기원하는 성탄 트리가 설치돼 있다. 우리공화당은 박 전 대통령의 성탄절 석방을 기원하는 뜻을 담아 전날 이곳에 트리를 설치했다. 연합뉴스

정부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특별사면을 단행할 것으로 24일 전해진 가운데 야권에서는 현 정부의 '정치적 목적이 의심된다'는 취지의 반응이 나오고 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는 '이석기 전 의원 가석방·한명숙 전 총리 복권에 대한 물타기 의도'라고 평가했고,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은 '이명박·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 갈라치기 사면'이라고 비판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는 이날 YTN라디오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만약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특별사면만 한다면 이석기 가석방에 대한 물타기"라고 분석했다.

그는 '내란 선동'죄로 수감됐다가 이날 가석방된 이석기 전 의원을 언급하며 "가석방을 하기 위해서는 본인이 뉘우쳐야 되는데 전혀 그런 게 없다. 그런데도 문 대통령이 지난번 민정수석 때도 한 번 풀어주고 이번에 두번째로 풀어주는 것"이라며 "가석방 요건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석기 전 의원 사면에 대한 국민들의 저항을 막으려고 박 전 대통령 특별가석방으로 물타기를 하는 게 아닌가"라며 우려를 나타냈다.

안 후보는 "제가 주장했던 것은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해 사면은 다음 대통령의 판단과 국민적인 공감에 맡기고 형 집행정지를 하자는 것"이라며 "형 집행을 멈추는 요건이 70대 이상, 그리고 건강이 좋지 않은 때 등 법률로 정해진 요건이 있다. 그 요건에 맞으니 인도적인 차원 내지 국민통합 차원에서 형 집행정지를 하자 건의드렸던 것"이라 설명했다.

한편,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고 "만시지탄(시기가 늦어 기회를 놓친 것에 탄식함)"이라며 반쪽짜리 사면에 대한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홍 의원은 "정치 수사로 탄핵 당한 (박근혜) 전 대통령을 임기 내내 감옥에 가두어 놓고 이제 와서 퇴임을 앞두고 겁이 났던 모양"이라며 "노무현 전 대통령 수사 보복으로 이명박 전 대통령도 정치수사로 가두어 놓고 두 전직 대통령을 또 갈라치기 사면을 해서 반대 진영 분열을 획책하는 것은 참으로 교활한 술책"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반간계로 야당후보를 선택하게 하고 또다른 이간계로 야당 대선 전선을 갈라치기 하는 수법은 가히 놀랍다"며 "다만 거기에 놀아나는 우리가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앞서 정부는 2022년 신년을 맞아 이들을 비롯한 일반 형사범 등 3천94명을 31일자로 특별사면·감형·복권 조치했다고 24일 밝혔다.

국정농단 사건 등으로 유죄 확정을 받아 수감 중인 박근혜 전 대통령이 특별사면·복권됐다. 2017년 3월 31일 구속된 이후 4년 9개월 만이다.

서울구치소 수감 생활 중 건강이 나빠져 최근 다시 삼성서울병원에 입원한 박 전 대통령은 사면의 효력이 발생하는 오는 31일 0시에 곧바로 석방된다.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실형을 확정받고 만기 출소한 한명숙 전 국무총리 역시 복권됐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사면 대상에서 제외됐다. 그는 삼성 등에서 거액의 뇌물을 받고 회사 자금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지난해 10월 대법원에서 징역 17년과 벌금 130억원을 확정받고 안양교도소에 수감 중이다.

내란선동죄로 수감생활을 해 온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의원 등 475명은 가석방으로 이날 풀려났다.

선거사범 315명도 복권됐다. 최명길·최민희·박찬우·이재균·우제창 전 의원 등이 포함됐다. 사회 대립과 분열을 극복하기 위해 여야 정치적 입장에 따른 구분 없이 사면권을 행사했다는 게 정부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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