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인 25일 낮12시쯤 경북 성주군 성주읍 금산2리(도덕골 마을) 앞 도로. 성주읍 방면에서 온 차량들이 연신 황색 중앙선을 넘어 불법 좌회전해 마을로 진입했다. 반대편에서 차가 오면 도로 가운데서 멈췄다가 좌회전을 했다. 잠시 멈춰있는 동안 뒤쪽과 반대차선에서 달려온 차들이 스치듯 지나갔다. 위험천만한 장면은 꼬리를 물었다.
이곳은 좌회전 차선과 신호등이 없는 것은 물론 두 줄의 황색 실선 중앙선이 그어져있고, 향후에는 중앙분리대(매일신문 22일 자 9면)가 설치될 예정이다. 그런데도 위험한 좌회전이 계속되는 것은 이들 차량이 금산2리로 진입하는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경상북도가 연말 준공을 앞두고 있는 지방도 905호선 성주~김천 4차로 확장사업 1-1공구 끝부분인 이곳은 2차로일 때 성주읍 방향에서 온 차들이 좌회전해서 금산2리로 들어간 유일한 진입로였다. 이 진입로가 4차로로 확장되면서 막혀버렸다. 경북도가 60여 가구가 사는 금산2리 진입을 간과한 채 설계·시공을 한 탓이다.
금산2리 차량진입 불가가 알려진 건 올 봄이었다. 당시 주민들은 "마을 유일의 진입로를 막는 도로 확장은 있을 수 없다"며 항의했다. 자신들의 잘못임을 인지한 경북도는 부채도로 개설을 제의했다가 여의치 않자 우회도로 확장 안을 내놓았다.
주민들도 우회도로 개통 때까지 기존처럼 좌회전해서 진입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경북도의 약속을 믿고 공사에 동의했다. 성주군으로 이관된 우회도로 확장은 현재 설계를 위한 측량이 진행 중이지만, 개통은 빨라도 내년 상반기는 지나야 한다.

이런 상황에 경북도는 며칠 전 일방적으로 중앙선을 설치해 사실상 마을진입을 막아버렸다. 주민들은 "우회도로가 없는 상태에서 중앙선을 그어 유일한 진입로를 막은 것은 주민들을 위험 속으로 내몬 행정"이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특히 "이제 마을로 들어가는 차량은 중앙선 침범 불법 좌회전이 되고 혹여 사고라도 나면 모든 책임을 뒤집어쓰게 됐다"며 반발하고 있다.
이에 대해 경북도는 "마을 진입은 우회도로 확장으로 주민들과 협의를 했고 마을 앞은 중앙분리대가 설치돼야 하는 곳이라 중앙선을 그었다"고 했다가 반발이 거세지자 "(중앙선 철거와 관련해)경찰과 다시 협의는 해보겠다"는 답변을 하고 있다.
금산2리 주민들은 "경북도의 설계 잘못으로 대대로 사용하던 마을 진입로가 없어지고 주민들은 위험에 노출됐는데, 현실을 도외시한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다"면서 "문제의 발단이 경북도인 만큼 우회도로 개통 때까지 주민들의 안전한 마을 진입을 경북도가 책임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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