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코로나 예방 위해 '음압 환기기' 개발…㈜상하 대표 이상하 씨

"안전한 생활 공간 만들고 싶습니다"
집단감염에 저렴한 격리시설 고안…개발 완료 후 올해 5월 특허 출원
최근 대구시교육청 민원실에 기부…다양한 친환경 제품 발굴 위해 노력

21일 ㈜상하 사무실에서 만난 이상하 씨가 자신이 개발한 생활형 음압 환기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통원 기자. tong@imaeil.com
21일 ㈜상하 사무실에서 만난 이상하 씨가 자신이 개발한 생활형 음압 환기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통원 기자. tong@imaeil.com

"안전한 생활 공간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코로나 19가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전국적으로 학교나 유치원 등에서 집단 감염이 속출하고 있다. 정부는 확산 방지를 위해 교내에 일시적 관찰실을 설치했지만, 동시 수용 인원이 2~3명에 불과해 집단 감염이 발생하면 대처가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대구 한 청년이 생활형 음압 환기기를 개발해 눈길을 끌고 있다. 개발완료 후 올해 5월 특허까지 출원한 그 주인공은 ㈜상하 대표 이상하(24) 씨다.

21일 대구 수성구 ㈜상하 사무실에서 만난 이 씨는 "직접 겪었던 열악한 환경을 개선하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으로 시작한 일이 많은 사람을 안전하게 할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기쁠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 씨가 음압 환기기를 개발하기로 마음먹은 것은 지난해 군 복무 중 마지막 휴가를 복귀한 뒤부터다. 2주간 평상 위에 설치한 텐트에서 생활한 그는 의무병조차 열악한 환경에서 지내야 하는 현실을 보고 손쉽고 저렴하게 격리시설을 만들어 낼 수 없을지 고민했다.

이 씨는 전역 후 항균 필름 제작 회사를 운영하는 삼촌에게 고민을 털어놓았다. 건강한 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삼촌을 보며 직접 의료 현장에서 일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어린 시절부터 간호사를 꿈꿔왔던 터라 누구보다 편하게 도움을 요청할 수 있었다. 삼촌의 도움으로 그는 우선 생활용품 항균 필름 제품부터 개발해나갔다. 그러던 중 학생들이 집단으로 감염됐다는 소식을 접했다.

코로나 19로부터 안전한 교육환경에 도움이 되고 싶다는 생각에 이 씨는 책상 필름이나 키보드 등 학생들이 주로 사용하는 제품의 전용 항균 필름을 제작했다. 이 씨는 "코로나 19로 매일 같이 독한 손 소독제를 사용해 손이 부르트는 학생들의 이야기를 듣고 너무 안타까웠다"라며 "조금이라도 편하게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고 싶다는 생각에 제품 개발에 매진했다"라고 설명했다.

21일 ㈜상하 사무실에서 만난 이상하 씨가 자신이 개발한 생활형 음압 환기기를 들어 올리고 있다. 그가 개발한 음압 환기기는 17㎏ 수준인 데다 바퀴가 달려있어 이동이 쉽다. 이통원 기자. tong@imaeil.com
21일 ㈜상하 사무실에서 만난 이상하 씨가 자신이 개발한 생활형 음압 환기기를 들어 올리고 있다. 그가 개발한 음압 환기기는 17㎏ 수준인 데다 바퀴가 달려있어 이동이 쉽다. 이통원 기자. tong@imaeil.com

보건의료계열이 전공인 그는 비말이나 공기를 통해 확산하는 코로나 19를 막기 위해선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느꼈다. 이 씨는 "증상을 보이는 학생 등이 격리시설에서 부모가 오기 전까지 기다리지만, 단순히 격리만 했을 뿐 별다른 장치가 없어 확산에 대한 우려는 여전히 남아 있다는 점을 해결하고자 개발을 시작했다"면서 "결국 문제 해결을 위해선 어느 곳에서나 손쉽게 내부 압력을 낮출 수 있도록 하는 장치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라고 개발 이유를 밝혔다.

음압 환기기에 대한 전문지식이 없었던 그는 시중에 판매 중인 공기청정기 설계도를 보며 원리를 이해했다. 단순히 공기를 정화하는 공기청정기와 달리 내부 공기를 살균 후 밖으로 내보내면서 기압을 낮추는 음압 환기기의 원리를 활용해 제품을 개발했다. 양압기를 활용하지 않고도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도 갖추고 있다.

이 씨는 학교뿐만 아니라 다양한 곳에서 음압 환경을 손쉽게 만들어 코로나 19 확산을 방지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최근에는 대구시교육청 민원실에 직접 개발한 음압 환기기를 기부했다. 또한 경산시청 회의실과 사천시청 상황실에도 보급한 상태이다.

그는 음압 환기기뿐만 아니라 환경문제 해결을 위해 다양한 친환경 제품을 만들고 싶다는 포부도 밝혔다. 이 씨는 "다양한 질병이나 바이러스가 환경적인 문제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면서 "결국 친환경 제품이 늘어나야 안전한 생활 환경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끊임없이 노력해 새로운 제품을 발굴하겠다"고 다짐했다.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