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성실함 아이콘' 삼성 김헌곤 "팀 주장 한 번 해보고 싶다"

외야진·주장 중책 '0순위' 거론…"좌익수·중견수 주전 자리 자신"
올 시즌도 백업 선수로 시작…호세 부상에 주전 출전 활약
주력·신체 밸런스 훈련 집중

삼성라이온즈 김헌곤이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 공식 브리핑룸에서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김우정 기자
삼성라이온즈 김헌곤이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 공식 브리핑룸에서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김우정 기자

삼성라이온즈의 '캡틴' 박해민이 FA계약을 맺고 LG트윈스로 떠난 뒤, 외야수로서도, 팀의 주장으로서도 그의 공백을 메워줄 '0순위'로 거론되는 선수가 있다. 바로 '성실함의 아이콘' 김헌곤이다.

2011년 삼성에 입단해 어느새 10년차를 맞이한 김헌곤은 현재 김상수, 오승환 등과 함께 과거 '왕조'를 경험했던 얼마남지 않은 선수 중 한 명이다.

올해 삼성은 오랜 암흑기를 지나 반등에 성공했다. 김헌곤은 "늘 가을 야구하겠다는 다짐으로만 끝났었는데 올해는 정말 가을야구 진출을 이뤄내 좋았다. 하지만 짧게 지나가버린것 같아 아쉽기도하고 여러 마음들이 교차했다"며 "쉽지않은 상황에서도 아픈 곳 없이 잘 버텨냈다고 생각이든다"고 소감을 전했다.

김헌곤은 안정적인 외야수비와 송구능력, 한 방을 터뜨릴 수 있는 힘을 가진 타자로 화려하진 않지만 늘 경기에서 자신의 책무를 다 해내는 선수로 잘 알려져있다.

올 시즌은 '주전급 백업'으로 출발했지만 외인 타자 호세 피렐라가 발바닥 통증으로 지명타자 출전이 많아지면서 좌익수 자리를 책임졌다.

2018년 3할 타율과 두 자릿수 홈런(11개)를 쳤던 김헌곤은 이듬해에도 2할 후반대 타율을 유지했고 올해는 118경기에 출전, 타율 0.281 4홈런으로 팀 가을야구 진출에 한 몫했다.

그는 "작년과 올해 모두 백업으로 시즌을 시작했다. 올 시즌 이렇게 많은 경기를 뛸 수 있을지 예상하지 못했다"며 "내년에도 마찬가지다. 외야진의 공백이 있지만, 내 자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언제든 어떤 상황이 닥치든 늘 준비 돼있다. 상황에 맞게 최선을 다할 뿐이다. 팀 모두가 함께 공백을 지워나가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좌익수, 중견수 모두 자신있다. 상대 주자가 함부러 뛰지 못하도록 수비 부분에서 열심히 연습하고 있다. 화려하진 않아도 제가 있는 방향으로 공이 가면 마음이 편안하게 볼 수 있는 그런 선수가 되고 싶다"고 덧붙였다.

주장 역할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한번 해보고 싶다"는 반응이 나왔다.

그는 "주장을 맡고 싶다. 구체적으로 어떤 주장이 되고 싶다기보다는 한 번쯤 해보고 싶었다. 고교, 상무때도 주장을 경험해봤었다. 자신있다"며 "그런데 주전이 확실한 선수가 주장을 해야 할 텐데, 항상 위태위태하다 보니 구단에서 맡겨줄지 모르겠다"고 미소지었다.

김헌곤은 내년을 대비해 주력 상승과 신체 밸런스를 다잡는 데 훈련을 집중하고 있다.

그는 "스피드를 높이기 위한 훈련을 열심히 하고 있다. 올해 타격 페이스가 올라오다가 후반부에 떨어졌던 것은 아쉽다. 기록으로 보여주지 못하면 변명일 뿐이다. 내 실력이 부족해서라고 생각이 든다"며 "다만 올 시즌을 치른 뒤, 스스로 나는 어떤 타자 유형일지 정립한 것은 긍정적이다. 정확도를 높여 컨택트 타자로 상대 투수들이 버거워하는 유형의 타자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스스로 마음을 다잡는 데 팀내 백정현의 조언도 도움이 컸다고 전했다. "(백)정현이 형과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 같이 여행을 가서 대화하면서 도움을 많이 받았다"며 "'너무 잘하려고 하지말고 그냥 해라'라는 정현이 형의 말이 너무 와 닿았다. 늘 한결같은 모습을 배우려고 한다. 사우나에서 뷰캐넌이 명상하는 게 심신 안정에 도움이 된다는 이야기를 듣고 명상도 하며 정신 집중도 해나가고 있다"고 했다.

김헌곤은 내년 시즌을 치르고 나면 FA 자격을 취득할 수 있게 된다. 이에 대해선 "사실 전혀 FA에 대해서는 생각해본 적이 없다. 다른 선수들의 이야기로나 생각했다. 최근에 와서야 알게됐다. 신기하고 스스로한테 열심히 해왔구나하는 기분이 든다"며 "마음을 비우고 하루하루 열심히 하다 보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늦은 나이에 FA 자격을 얻는 나 같은 선수도 잘할 수 있다는 선례를 남기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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