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저학년일 때 어머니의 가출로 아버지와 함께 살던 A(16) 군은 최근 아버지가 암으로 돌아가시기 전까지 학업 문제로 아버지와 잦은 갈등을 빚었다. 어머니의 가출에 따른 충격이 커 평소 학교생활에 적응을 쉽게 하지 못하자 A군의 아버지는 아들을 강제로 학교를 그만두게 하고 검정고시 학원에 보냈다.
하지만 A군의 거부감은 더욱 심해졌고 아버지에 대한 원망은 점점 더 커졌지만 아버지는 생계 활동이 급해 A군 교육에 신경을 쓰지 못했다. 아버지는 지난해 암으로 세상을 떠났고 A군은 할머니 손에 맡겨졌지만 이미 엇나가버린 손자를 통제하긴 힘들었다. 내년 고등학교에 진학해야 하지만 할머니는 A군을 어떻게 설득해야 할지 막막하다.
최근 대구 서구 10대 청소년 조모 살해 등 위기 청소년 문제(매일신문 8월 31일 자 1면 등)가 심각한 가운데 위기 청소년에 대한 다각도의 해법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6일 대구시청소년상담복지센터(이하 상담복지센터)의 '청소년 안전망 사업보고'에 따르면 청소년에게는 자존감과 심리 정서 등 개인적 요인과 가정, 학교, 지역사회 등 다양한 환경이 청소년 성장에 작용한다. 특히 낮은 자존감과 학교 부적응, 불안정한 심리 정서 등 개인적 요인이 '위기 청소년'이 될 수 있는 가장 큰 위험 요소인 것으로 분석됐다.
또 부모나 형제의 약물 남용, 교육적 지지와 개입 결여, 방임 등 가정 영역이 청소년을 위기 청소년으로 내몰았다. 반면 이들을 보호하는 건 지역사회와 또래였다.
청소년복지 지원법은 가정 문제가 있거나 학업 수행 또는 사회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 성장과 생활에 필요한 여건을 갖추지 못한 청소년을 위기 청소년이라 일컫는다.
상담복지센터는 청소년 개인 특성별 보호 프로그램, 부모교육, 또래 상담사업, 학교 밖 청소년 추가 연구 등 위기 청소년 유입을 예방할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대구시의 '청소년 안전망팀' 신설 등 공적 역할 강화도 강조했다.
김남영 대구시 청소년복지심의위원회 청소년위원은 "가정이나 학교에서 보호를 못 하는 청소년 중에 여전히 대구 내 청소년 기관을 모르는 경우가 많다. 위기 청소년 예방 프로그램 제공이 절실하다"며 "이들이 자존감과 좋은 동기부여를 가질 수 있도록 사회적 관심과 배려, 보호 환경 구축이 필요하다"고 했다.
댓글 많은 뉴스
국힘 김상욱 "尹 탄핵 기각되면 죽을 때까지 단식"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민주 "이재명 암살 계획 제보…신변보호 요청 검토"
국회 목욕탕 TV 논쟁…권성동 "맨날 MBC만" vs 이광희 "내가 틀었다"
이재명, '선거법 2심' 재판부에 또 위헌법률심판 제청 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