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 오후 2시쯤 성탄절을 맞아 대구 중구 동성로는 사람들로 붐볐다. 중앙로 인근 프랜차이즈 카페엔 좌석을 찾을 수 없었다. 코로나19가 한창일 때만 하더라도 썰렁던 극장은 매진이거나 빈자리를 찾기 힘들었다. 하지만 길거리에서 소규모 가게를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에게 연말 특수는 사라진 지 오래였다.
동성로에서 10년 넘게 옷가게를 운영하는 A(68) 씨는 "이번 연말 만큼 힘든 적은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판매 장부를 보여주며 "연말엔 하루 100만원 넘게 매출이 올라야 그나마 가게를 유지할 수 있는데, 어제와 오늘은 30만원씩 그쳤다"며 "비싼 임대료에 언제까지 여기서 영업을 할 지 모르겠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또 다른 옷가게 종업원 B(36) 씨는 "대구백화점이 있을 때만 해도 백화점에 들른 후 저렴한 옷가게를 찾는 사람이 많았는데, 이젠 유동인구만 많을 뿐 구입 자체가 줄었다"며 "코로나 이전 연말만 해도 쇼핑백을 든 사람이 많았는데 이젠 대부분 빈손이다"고 했다.
코로나19 유행이 대목인 연말까지 이어지면서 자영업자들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크리스마스 악몽'에 시달리고 있다. 2년 넘게 가중되는 위기에도 적절한 손실 보상마저 없어 자영업자들 사이에선 올해가 마지막이라는 한탄이 나온다.
26일 대구시에 따르면 이날 오후 8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131명으로 연일 세 자릿수다. 전국적인 대유행이 지속되며 자영업자들은 연말 분위기는 사라졌다고 했다.

백화점·대형마트로 사람들이 몰리자, 카페·식당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은 방역 기준에 대한 불만을 터뜨렸다. 이날 오후 3시쯤 대구 중구의 한 백화점 푸트코트엔 점심시간이 지났음에도 사람들로 북적였다. 크리스마스를 맞아 가족과 백화점을 찾은 C(42) 씨는 "아이들도 있어 쌀쌀한 바깥 날씨에 야외를 돌아다니기보다 실내를 택했다"며 "방역이 걱정되는 것도 사실이지만, 백화점 내에서 모든 걸 다 해결할 수 있어서 방문했다"고 말했다.
대구 삼덕동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D(30) 씨는 "추운 날씨에 백화점으로 사람이 몰리는 건 이해가 된다"면서도 "자영업자 입장에선 적어도 방역 기준 정도는 백화점·대형마트와 동일하게 적용해야 상대적 박탈감이 덜하지 않겠냐"고 하소연했다.
자영업자들은 정부의 손실보상책에 대한 불만도 컸다. 임영숙 한국외식업중앙회 대구지부장은 "정부에서 최근 방역지원금 100만원을 준다고 하는데 그걸로는 자영업자가 버티기 어렵다"며 "동맹휴업에 대해 회원들의 찬성이 85%가 나온 상황이다. 외식업 외에 노래연습장, 유흥음식 등 다른 단체와 협의 후 동맹휴업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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