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우외환(內憂外患) 위기에 빠진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오는 29일부터 1박 2일 동안의 일정으로 보수정당의 텃밭인 대구경북을 방문할 예정이다.
잇따라 터져 나오고 있는 이른바 본부장(본인·부인·장모) 리스크에 검찰재직 시절 45년형을 구형한 박근혜 전 대통령이 특별사면으로 풀려나 보수진영 전반이 어수선한 가운데 이뤄지는 행보다.
당내에선 위기에 몰릴수록 이른바 '집토끼'부터 챙겨야한다는 정치권의 격언에 따라 윤 후보가 보수의 본류를 방문해 지지세를 점검하고 자신감을 회복하겠다는 구상이지만 상황이 녹록치 않다고 입을 모은다.
애초 윤 후보가 반(反) 문재인 대통령 연대의 구심점 역할을 하면서 정권교체를 이룰 수 있는 적임자라고 판단했던 지역민들의 생각이 '1일 1실언 논란', '처가비리 의혹', '당내 분란 방치', '정치력 부재 노출' 등의 상황을 거치면서 많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또한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특사단행으로 윤 후보와 박 전 대통령 사이가 다시 조명되면서 지역 정치권에선 윤 후보의 정체성에 대한 논란도 회자되는 분위기다.
정치권에선 윤 후보의 이번 대구경북 방문 중 지역 여론이 어떻게 형성되느냐에 따라 내년 3월 치러질 대선의 향배도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6일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윤 후보가 오는 29∼30일 1박 2일 간 대구경북 지역을 방문하는 일정을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해를 넘기지 않고 핵심지지층에 인사를 하겠다는 목적으로 준비해 온 일정이지만 박 전 대통령의 사면과 맞물리면서 상황이 복잡해졌다.
특히 대구경북은 박 전 대통령에 대한 동정여론이 다른 지역보다 높은 곳이라 윤 후보의 행보가 더욱 더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당 관계자는 "지역민들이 듣고 싶은 말씀을 드리는 것이 순리지만 자칫 윤 후보가 박근혜 전 대통령을 아끼는 대구경북 지역민들이 심기만 생각하다보면 그동안 공 들여온 중도층 유권자들의 눈 밖에 날 우려가 있다"며 "(방문을) 안 하자니 예의가 아니고 하자니 입장을 정하기 어려운 진퇴양난의 위기"라고 말했다.
특히 윤 후보가 지역 정치권에 내놓을 깜짝 선물 없이 그저 인사치례로 방문하는 것이라면 안 하느니만 못한 지역방문 행보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윤 후보가 보수정당 대선 후보를 지역에서 배출하지 못해 낙담한 분들도 많고, 박 전 대통령에 대한 동정심도 높은 대구경북을 방문할 때는 이른바 '입'만 들고 올 것이 아니라 지역민들이 바라는 선물도 챙겨오는 것이 인지상정"이라고 했다.
지역 정치권에선 당내 경선기간 중 윤 후보와 경합했던 지역 출신 정치인들이 윤 후보 옆에 서는 모습이 가장 필요하고, 지역 숙원사업에 대한 보다 구체적인 청사진도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윤 후보가 이번 대구경북 방문과정에서 지역민들에게 '믿어도 되겠다'는 확신을 주지 못한다면 내년 대선은 힘들다"며 "핵심지지층이 고향 까마귀를 찾아 이재명 후보에게 눈을 돌리기 시작하면 걷잡을 수 없는 후폭풍이 몰아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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