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 사면마저 대선용 카드로

이대현 논설위원
이대현 논설위원

대통령 선거판을 보면서 이재명 후보와 더불어민주당이 윤석열 후보와 국민의힘보다 훨씬 고단수(高段數)라는 것을 절감하게 된다. 이·윤 후보 간 지지율이 엎치락뒤치락 상태가 되고, 정권 교체·정권 재창출 여론이 엇비슷해진 것은 국민의힘의 자책골 탓도 있지만 집권을 이어가기 위한 좌파 정권의 여러 술수(術數)들이 효과를 본 측면도 있다.

이번엔 문재인 대통령이 총대를 메고 나섰다. 국민 통합과 미래를 앞세웠지만 문 대통령의 박근혜 전 대통령 특별사면은 대단히 정략적(政略的)이다. 민주당 대표의 사면 요청에 미동조차 않은 것은 물론 국민 공감대를 들먹이며 사면에 부정적이었던 문 대통령은 대선을 70여 일 앞둔 민감한 시점에 전격적으로 사면을 결정했다. 대선을 겨냥한 정치적 노림수로 박 전 대통령 사면 카드를 들고나왔다는 의심을 사기에 충분하다.

문 대통령의 박 전 대통령 사면은 윤 후보엔 실(失), 이 후보엔 득(得)이 될 가능성이 높다. 박영수 특검팀에 수사팀장으로 참여했고 이후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적폐 청산' 수사를 이끌었던 윤 후보는 박 전 대통령과 악연(惡緣)을 갖고 있다. 이를 쟁점으로 부각시켜 윤 후보를 지지하는 보수층 분열을 꾀하려는 의도가 다분하다. 이명박 전 대통령을 사면에서 제외한 것도 보수층 갈라치기 목적이 깔렸다. 반면 이 후보에겐 중도·보수층 지지율 제고를 측면 지원하려는 속셈을 담고 있다.

'도긴개긴' 전략도 민주당의 술수 중 하나다. 이 후보 본인과 아들을 둘러싼 잘못과 의혹들이 윤 후보와 부인보다 훨씬 많고 무겁다. 같은 저울로 잴 수 없을 정도로 차이가 난다. 그런데도 민주당은 윤 후보와 부인에 대한 의혹을 부풀리고 집중 공격해 두 후보 모두 도긴개긴이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데 어느 정도 성공했다. 애초부터 하자투성이였던 이 후보보다 공정·상식을 내건 윤 후보에게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

민주당과 열린민주당이 통합하기로 한 것도 대선용이다. 20년을 넘어 50년 집권하겠다는 좌파는 더 많은 카드를 갖고 있다. 남북 정상의 중국 베이징 종전선언 쇼,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 등 거론된 것들은 물론 전혀 예상 못 한 술수들이 나올 게 뻔하다. 좌파의 고단수 술수에 국민이 열망하는 정권 교체가 물거품이 될 위기를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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