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발로 떠난 이웃을 대신해 홀로 동네를 지키던 영국의 한 노인이 병원 입원으로 자리를 비운 1년 사이 확 달라진 동네 풍경을 맞았다.
26일(현지시각) 영국 매체 미러는 영국 머지사이드 버켄헤드 일체스터가에 위치한 집에서 평생을 산 찰리 라이트(70)의 사연을 소개했다.
찰리는 20년 전 지자체로부터 다른 이웃들과 마찬가지로 2000파운드(한화 약 318만원)의 보상금과 함께 이주할 집을 제공하겠다는 제안을 받았다.
하지만 그는 평생 살아온 집을 팔 수는 없다며 이를 거절하고 하나 둘 떠나가는 이웃과의 이별을 뒤로 한 채 동네에 남았다.
찰리는 때때로 야생 동물을 벗 삼아 고독하지만 또 평화로운 삶을 즐겼다고 한다.
그는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계단에 앉아 여우들에게 먹이를 주곤 했다"며 "나는 이 집에서 이사 나가지 않을 것이다. 우리 가족은 부모님부터 이 집에서 100여 년을 보냈다"고 말했다.
이후에도 지자체가 계속해서 찰리를 회유하려 했지만 그럴 때마다 그는 "이 집은 내놓은 집이 아니다"며 완강하게 거절했다고 한다.
그러던 중 지난해 찰리의 집에 괴한이 침입한 사건이 발생했다. 이 사건으로 세 차례나 머리를 가격 당한 찰리는 1년이란 시간을 병원에서 보내게 됐다. 휴일에도 다른 곳으로 떠나본 적 없던 찰리에게는 인생에서 가장 긴 시간 집을 비운 경험이었다.
이윽고 그가 병원에서 집으로 돌아왔을 때 동네는 완전히 새로운 곳이 돼 있었다. 1년 동안 178개의 새로운 주택이 들어선 것.
이 같은 상황에 찰리는 "이웃이 생겨 더 안전한 느낌"이라며 "(괴한 습격이) 내가 여기 사는 방식을 바꿀 순 없다. 난 절대 내 집에서 이사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곳에서의 기억 대부분이 정말 좋은 기억이다"라고 했다.
한편, 찰리는 동네 재개발이 이뤄지기 전 지역 공동체인 리버가 사교협회의 창립 멤버이면서 회장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우리는 우리만의 스포츠 클럽과 사교 클럽을 가지고 있었고 연금 수급자들을 위해 무료 식사도 제공했다. 모든 것이 완벽하게 돌아가고 있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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