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풍성했던 산림 자리에 SNS용 테라스 만든 카페…해송 불법 벌채 논란

위성사진에 풍성했던 산림 지금은 모두 사라져
4월까지 소나무재선충 방재 작업 명령…불법 벌채는 조사조차 없어

공유수면 무단 점용으로 말썽이 된 포항시 북구 송라면 A카페의 건립 전 위성사진. 흰색선 위쪽의 해안가가 공유수면이며, 빼곡히 들어찬 해송을 볼 수 있다. 출처 네이버 위성사진
공유수면 무단 점용으로 말썽이 된 포항시 북구 송라면 A카페의 건립 전 위성사진. 흰색선 위쪽의 해안가가 공유수면이며, 빼곡히 들어찬 해송을 볼 수 있다. 출처 네이버 위성사진

경북 포항의 'SNS 인증 카페'의 공유수면 무단 점용 등 각종 불·탈법과 관련(매일신문 11월 25일 9면)해 수십 그루의 해송이 불법 벌채됐지만 이에 대한 조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28일 포항시에 따르면 공유수면을 무단 점용한 포항시 북구 송라면의 A카페는 내년 2월까지 원상복구 명령이 내려진 상태다. 이에 따라 A카페 점주는 공유수면에 설치된 옹벽과 테라스, 계단 등 500㎡ 가량의 구조물을 모두 철거해야 한다.

또한, 공사 과정에서 무리한 가지치기로 공유수면에 심어져 있던 해송 25그루가 이미 고사한 것으로 조사돼 내년 4월 말까지 소나무재선충 등 방제작업도 해야 한다.

그러나 공유수면 공사 전에 심어져 있던 해송에 대해서는 별다른 조치는 커녕 명확한 조사조차 취해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포항시 관계자는 "소나무재선충 발병 시기에 앞서 현재 확인된 고사목을 처리하는 것이 시급하다. 불법벌채 부분은 더 조사하도록 하겠지만, 원상복구에 맞춰 소나무를 다시 심도록 하는 방안을 마련토록 하겠다"고 했다. 덧붙여 "공유수면의 소나무는 '산림자원의 조성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어떻게 적용되는지 검토해봐야 하지만 (불법벌채의) 고의성이 있었는지 판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마을주민들은 공유수면 내의 해송이 엄연히 국가 재산인 만큼 이에 대한 합당한 처벌이나 조치가 이뤄지지 않는 점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인근의 한 주민은 "A카페가 이미 준공검사를 받고도 따로 인부를 고용해 공유수면에서 무단으로 공사를 진행했는데 고의성을 알 수 없다는 게 말이 되느냐"며 "카페가 들어서기 전 최소 100그루에 달하는 해송이 있었다. 지금도 인터넷 위성사진에서 해당 공유수면에 나무가 빽빽한 것을 볼 수 있다"고 했다.

한편, 최근 SNS에서 인증 명소로 알려진 A카페는 포항시 조사결과 지난해 8월 준공 검사 이후 12월까지 개인적인 공사를 진행하며 수백㎡의 공유수면에 대규모 테라스를 설치하는 등 무단 점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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