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안동출신의 독립운동가이자 시인인 이육사(李陸史·1904~1944) 선생 관련 훼손상태인 기록물들이 복원 처리됐다.
일부 미공개 상태였던 기록물들은 복원과 함께 온라인으로 우선 공개돼 독립운동사 연구에 귀중한 사료가 될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행정안전부 국가기록원이 안동 도산면 원천리에 자리한 '이육사문학관'과 협업을 통해 이육사의 공적·사적 행적에 관한 기록 발굴사업 과정에서 미공개 됐던 자료들을 복원, 최근 공개했다.
국가기록원과 이육사문학관은 지난 9월부터 기록물 발굴과 복원처리에 나서왔다. 기록물의 훼손상태를 정밀 진단하고 산화된 기록의 중성화를 위한 탈산처리와 원본 재질과 유사한 한지에 천연 염색한 종이를 제작해 결실부를 보강하는 등 복원처리를 시행했다.
특히 한문편지 경우 전시로 인해 봉투는 해체되고 편지의 뒷면이 배접지로 가려져 변형된 상태였으나 배접지와 접착제를 제거해 원형 상태로 복원함으로써 가려져 있던 부분의 기록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번에 발굴된 기록물은 그동안 미공개 됐던 국가기록원 소장 일제강점기 '집행원부'(1929년)와 이육사문학관의 '친필 한문편지와 엽서'(1930~1936년), '육사시집' 초판본(1946) 등 모두 7건 341매이다.
'집행원부'는 대구지방법원 검사국이 경찰에서 접수한 피의자 1천28명의 처분 결과를 정리한 기록이다. 원문은 이번에 온라인으로 최초 공개됐다.
당시 일제 경찰은 조선은행 대구지점 폭탄투척사건(1927년 10월 18일)의 범인으로 지목해 대구를 중심으로 활동하던 독립운동가 이육사, 형 이원기와 동생 이원일을 비롯해 이정기, 조재만 등을 1928년 1월 6일 체포했다.
기록에는 이육사의 본명인 이원록으로 쓰여 있으며 죄목은 폭발물취체규칙, 정치에 관한 범죄처벌의 건, 치안유지법 위반, 협박과 살인 미수라고 적혀있다.
'집행원부'의 복원을 통해 이육사의 석방 일자가 1929년 5월 4일인 것을 재확인했고 이육사를 비롯한 독립운동가들의 정확한 보석, 출감 일자 등도 확인됐다.
중외일보 기자 시절 친척인 이상하에게 보낸 한문편지(1930년)는 이육사의 남아있는 유일한 친필 한문편지로 현재 이육사문학관에서 등록문화재 지정을 추진 중에 있는 희귀자료이다.
이밖에 친척 이원봉에게 보낸 엽서(1931년 11월 10일), 문우(文友)였던 '신석초에게 보낸 엽서'(1936년), 1946년 작고 이후 발간된 육사시집 초판본과 이육사가 다닌 보문의숙의 화학·생물 교재(1908년)도 복원됐다.
손병희 이육사문학관 관장은 "무엇보다 미공개 일제시대 '집행원부'와 배접으로 인해 가려진 이육사의 한문편지 내용을 확인한 것은 소중한 성과이다. 앞으로 이육사문학관은 복원된 기록물을 보존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최재희 국가기록원 원장은 "이번 복원된 이육사의 기록은 민·관이 협력해 중요한 기록을 발굴하고 공동으로 활용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며 "앞으로도 국가기록원은 역사적으로 가치가 높은 기록이 안전하게 보존되고 국민들이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장신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는 "복원된 '집행원부'는 이육사의 생애를 구성하는데 매우 중요한 기록일 뿐만 아니라 지역의 민족운동사의 복원이라는 측면에서도 높은 사료적 가치를 가진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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