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출 절벽에…대구경북 9만3천명 장사 접었다

중소벤처기업부·통계청 '2020년 소상공인 실태조사' 발표
지난해 대구경북 소상공인 종사자도 4만5천명, 4만8천명 급감
전국서 종사자 87만명 급감…"코로나 직격·최저임금 급등 인건비 주는 것조차 힘들어"
대구경북 사업체 9천개 증가 "인원 감축 무인점포 재창업"

28일 오후 대구 수성구 들안길 먹거리타운 일대 상인들이 코로나19 방역정책에 항의하는 의미로 간판의 불을 끄고 영업하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28일 오후 대구 수성구 들안길 먹거리타운 일대 상인들이 코로나19 방역정책에 항의하는 의미로 간판의 불을 끄고 영업하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경북 경산 영남대학교 인근에서 수년째 식당을 운영 중인 장모(57) 씨는 코로나19 사태가 터진 지난해 중반부터 아내와 단둘이서만 장사를 이어오고 있다. 이전엔 아르바이트생 3명을 고용해 가게를 꾸렸으나 걷잡을 수 없이 떨어지는 매출 탓에 인건비를 주는 것조차 힘들었기 때문이다.

장 씨는 "지난달 초 '위드 코로나'로 잠깐 사정이 나아져 단기 아르바이트를 구해볼까 했지만, 다시 코로나19 확산세가 심해져 그만둘 수밖에 없었다"며 "최저인금이 급등한 탓에 내년에도 직원을 구하지 못 할 것 같다"고 했다.

코로나19가 확산한 지난해 전국 소상공인들이 고용을 대폭 감축해 버텨온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중소벤처기업부와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소상공인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소상공인 사업체 수는 290만2천개로 전년 대비 4.7% 증가했으나 종사자 수는 557만3천명으로 87만1천명(13.5%)이나 줄었다.

대구경북 상황도 마찬가지였다. 지난해 대구의 소상공인 사업체 수는 15만2천개, 경북은 17만개로 전년 대비 각각 5천개(3.3%), 4천개(2.6%)씩 늘었다.

반면 지난해 소상공인 종사자 수는 대구가 28만2천명으로 전년 대비 4만5천명(13.8%)이나 감소했다. 경북 역시 31만8천명으로, 4만8천명(13.1%) 줄었다

사업체 수는 늘었는데, 종사자 수가 줄어든 현상을 두고 전문가들은 코로나19와 친노동 정책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해석했다.

임규채 대구경북연구원 경제일자리연구실장은 "코로나19로 가뜩이나 매출이 급감한 상황에서 주 52시간제나 최저임금 인상 등의 정책이 소상공인들으로 하여금 고용을 대폭 줄이게 만든 유인책이 된 셈"이라며 "현 상황에서 소상공인들은 아예 인원을 감축하고 가족 경영으로 돌아서거나 기존 사업체를 폐업하고 인건비가 필요 없는 '무인점포' 등으로 재창업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한 주에 15시간 미만으로 일을 시키는 '쪼개기 근무'가 확산하는 것도 이유 중 하나다. 이 같은 경향은 장기적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단순 노무직이 대폭 감소하면 경제적 취약계층이 가장 큰 피해를 받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특히 대면 서비스가 필요한 업종 위주로 종사자 수 감소가 두드러졌다.

지난해 전국에서 예술·스포츠·여가업 종사자 수는 3만9천명이 줄었다. 전년 대비 20.5% 급감했다. 일자리 5개 중 1개가 사라졌다는 의미다. 같은 기간 도소매업(-16.7%), 숙박·음식점업은(-16.2%) 종사자 감소세도 심각했다. 종사자 수 감소 폭으로만 보면 도소매업이 31만3천명으로 가장 많고, 숙박·음식점업이 25만2천명으로 뒤를 이었다.

지난해 소상공인 사업체당 영업이익도 1천900만원으로 급감했다. 전년 대비 43.1%(1천400만원)이나 줄었다. 이는 지난해 연간 최저임금(약 2천154만원)보다 낮은 것으로, 월별로는 160만원에도 미치지 못한다.

이는 전국민 재난지원금과 소상공인 맞춤형 지원, 금융 지원 등 정부의 각종 재정·세정지원에도 불구, 소상공인들이 코로나19 확산과 그에 따른 방역강화 조치로 영업에 심각한 타격을 입은 결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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