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운동가 왕산 허위 선생의 친손녀 허로자 여사(매일신문 12월 29일 자 22면)의 유해가 마땅히 묻힐 곳이 없는 상황에 처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허 여사 측에 따르면 이달 26일 별세 후에도 경제적 궁핍으로 빈소와 장례비용 등을 마련하지 못해 장례조차 치르지 못하고 있다가 경북 구미지역 구자근(구미갑) 국회의원과 LS전선㈜ 측의 도움을 받아 어렵사리 장례를 마쳤다.
28일 서울추모공원에서 화장을 했지만, 허 여사의 유해는 갈 곳을 찾지 못하고 있다.
장례식장 현황판에 허 여사의 장지가 서울추모공원으로 표기돼 있었다. 서울추모공원은 화장장이기 때문에 화장 후에 마땅히 묻힐 곳이 없다는 것이다.
허 여사가 생에 마지막으로 머물렀던 곳은 서울 구로구였다.
허 여사의 유해는 당분간 5촌 조카가 보관을 하고 있다가 서울 인근 납골당으로 안치시킬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마저도 확정적이지 않다.

구미에는 허위 선생의 후손들이 살고 있지 않다.
그렇지만 구미시는 항일 의병운동의 선봉장에 섰던 허위 선생을 기리기 위한 다양한 사업들을 펼쳐온 만큼 허 여사의 유해를 구미로 모셔와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민족문제연구소 구미지회 측은 "대한민국의 국권을 회복하기 위해 목숨을 바쳤지만, 독립운동가 후손들은 제대로 된 처우를 받지 못해 아직도 해외에 머물고 있는 분들이 많다"며 "허위 선생의 친손녀인 허 여사의 유해를 구미로 모셔오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구미 임은동에는 허위 선생 묘소와 사당, 허위 선생을 기념하기 위한 왕산기념관, 생가터에는 기념공원 등이 조성돼 있다.

허위 선생의 집안은 3대에 걸쳐 14명의 독립운동가를 배출했다. 허위 선생은 구미 출신으로 조선 말기에 항일 의병장으로 활동했다.
허위 선생의 자손들은 일본의 추적을 피해 만주, 연해주 등지로 뿔뿔이 흩어져 살았으며, 허 여사도 두 지역은 물론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을 떠돌며 살았다.
허 여사는 2011년 1월 12일 비로소 대한민국 국적을 회복했을 정도로 대한민국에서도 국민으로 인정받지 못한 채 외로운 삶을 이어왔다.
한편 장세용 구미시장은 조화를 보내 조의를 표시했다.
김영덕 민족문제연구소 구미지회장은 "허 여사의 유해를 허위 선생의 묘소가 있는 구미에 안치를 시켜 구미를 독립운동의 성지로 만들어야 한다"며 "구미시와 왕산기념관 등에서 적극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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