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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대안의 클래식 친해지기] 새해엔 클래식의 즐거움을

유대안 대구시합창연합회장

유대안 대구시합창연합회장
유대안 대구시합창연합회장

따스한 햇살이 거실을 가득 채운 새해 첫날 휴일 아침이다. 오랜만에 여유로움을 가진 아내는 그리그의 페르귄트 조곡을 들으며 커피를 즐기고 있다. 풍성하게 잎사귀를 늘어뜨린 벤자민 고무나무도 음악에 심취한 듯 오늘따라 유난히 푸른빛을 띤다. 집안 전체에 안락함과 평화로움이 스며든다.

'클래식'이란 라틴어 클라시쿠스(Classicus)에서 유래된 것으로 본래 상위층 시민계급을 일컫는 말이다. 이 말은 점차 '뛰어난 것'에 대한 가치를 평가하는 의미로 바뀌어 시공간을 초월하여 많은 사람에게 향유되는 걸작을 지칭했다. 클래식을 우리말로 번역한 '고전'은 과거에 만들어진 예술작품으로 후세 사람들에게 끊임없이 영향력을 끼친다.

지금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전 인류가 고통을 받고 있다. 때마침 TV에서는 트롯음악 열풍이 뜨겁다. 코로나로 지친 사람들의 마음을 적지 않게 위로한다. 하지만 한때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이 열풍도 유행에 따라 쇠락하게 된다. 반면 클래식 음악은 시대 상황이나 유행에 따르지 않고 늘 우리 곁에 있다. 고전 문학작품을 읽어야겠다는 마음이 있어야 그것을 접할 수 있는 것처럼 클래식 음악도 들어야겠다는 마음가짐을 가질 때 비로소 들을 수 있다.

사람들은 클래식 음악이 어렵게 느끼기 때문에 선뜻 다가가지 못한 점이 있다. 역설적으로 그만큼 예술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음악의 행위인 작곡, 연주, 감상 중 감상은 누구나 접근이 용이한 영역이다. "작곡가는 그의 이성조차 이해하지 못하는 언어로 가장 깊이 있는 지혜를 드러낸다"는 철학자 쇼펜하우어의 표현처럼 감상자가 음악 작품을 인식한다는 것은 추상적이다. 하지만 음악을 반복해서 들으면 음이 각인되고 그 음악에 대해 인식의 폭이 점차 넓어지게 된다.

장차 태어날 소중한 아기를 위해 산모는 마음을 다스리며 몸가짐을 조심한다. 좋은 음식을 섭취하기도 하고 클래식 음악을 듣기도 한다. 이때 가장 많이 듣는 음악은 모차르트의 작품일 것이다. 모차르트 음악은 선율이 아름답고 짜임새가 선명할 뿐 아니라 배음 원리에 의해 구성된 3화음의 협화음 파장은 인체에 좋은 영향을 끼친다. 이것은 동물이나 식물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된다고 보고되고 있다. 그래서 거실에 있는 벤자민 고무나무도 사실상 클래식 음악에 반응하고 있는 것이다.

새해에는 클래식 음악과 친숙해져 보자. 먼저 귀에 익은 음악을 들어보고 그 다음 깊이가 있는 곡을 차례대로 반복해서 들어보는 것이 좋다. 점차 소리가 귀에 들려올 뿐 아니라 음악에 대한 지식도 쌓이게 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클래식 음악을 통해 즐거움을 마음껏 누릴 수 있다는 점이다. 올해도 빈 필하모닉오케스트라가 연주한 요한 슈트라우스 1세의 '라데츠키 행진곡'을 들으며 신나게 출발해보자.

대구시합창연합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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