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정권 교체 위해 野 당선" 50.9%…黨 지지 국힘 35.3% 민주 30.6%

[한국지방신문협회 공동여론조사] 가족 영향 없다 60.6% '尹 지지'
李 호남서 65%·尹 TK서 59.6%…유동층 李 지지도 약간 더 높아
박 前대통령 사면 잘됐다 65.8%…文대통령 국정운영 못해 57.1%
지방분권 필요성 75.5% 공감

'대장동 개발비리 의혹'의 늪에서 벗어나기 시작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와 이른바 '본부장'(본인·부인·장모) 비리 의혹에 주춤하고 있는 윤석열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가 박빙의 승부를 펼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정권 교체를 요구하는 여론이 정권 재창출 기대보다 높고 정당 지지율에서도 국민의힘이 민주당보다 선전하고 있지만 당선 가능성은 이 후보가 약간 높게 나타났다.

아울러 윤 후보보다는 이 후보가 지역 균형발전에 더 적합한 리더십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수도권과 지방의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선 지방분권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절대 다수였다.

이와 함께 후보 가족에 대한 의혹이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칠 것이란 견해가 절반을 넘었고,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특별사면에 대해선 잘 했다는 응답이 월등히 많았다. 임기를 약 4개월가량 남겨둔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국정지지율은 40%를 웃돌았다.

한국지방신문협회는 (주)조원씨앤아이에 의뢰해 지난 26일부터 29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3천13명을 대상으로 정치·사회 현안 전국 정기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조사는 무선 임의걸기(RDD)를 이용한 ARS 여론조사(응답률 3.2%)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1.8% 포인트(95% 신뢰수준)다.

"차기 대통령으로 누구를 지지하시겠습니까?"라는 질문에서 두 후보는 오차범위 내 각축을 벌였다. 윤 후보가 39.5%, 이 후보가 39.4%를 기록했다. 그 뒤를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6.3%, 심상정 정의당 후보 3.4%, 조원진 우리공화당 후보 1.1% 김동연 새로운물결 후보 0.9% 순으로 이었다. 대구경북(응답자 278명)에선 윤 후보 53.9%, 이 후보 21.1%, 안 후보 7.8%, 조 후보 2%, 심 후보 1.6%, 김 후보 0.3%를 기록했다.

최근 대선 국면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후보 가족의 비리 의혹이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대답한 응답자의 60.6%가 윤 후보를 지지한 반면 선거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생각하는 응답자 52.4%가 이 후보를 선호했다. 당선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선 47%를 기록한 이 후보가 42.5%에 그친 윤 후보를 앞섰다. 이 후보는 호남에서 65%가 넘는 호응을 얻었고, 윤 후보는 대구경북에서 59.6%의 지지를 받았다.

특히 대선에서 '정권 교체를 위해 야당 후보가 당선돼야 한다'는 의견이 50.9%로 '정권 재창출을 위해 여당 후보가 당선돼야 한다'는 의견 39.2%보다 우세했고, 정당 지지율도 국민의힘(35.3%)이 더불어민주당(30.6%)보다 높았지만 당선 가능성에선 윤 후보가 이 후보에 밀렸다. 대구경북 응답자 가운데 69.5%는 정권 교체를 희망했다. 대구경북에서 정당 지지율은 국민의힘 50.7%, 더불어민주당 17.1%, 국민의당 10.3%, 열린민주당 4.6%, 정의당 2.8% 순이었다.

정치권에선 후보 경쟁력 측면에서 이 후보가 윤 후보보다 나은 기량을 보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민주당 관계자는 "윤 후보가 보수진영의 정권 교체 열망에 제대로 부합하지 못하고 있고 당 지지자들을 규합하는 데에도 애를 먹고 있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대구경북에서 민주당 정당 지지율보다 높은 지지를 얻어 이른바 '고향 프리미엄'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국민의힘 대구시당 관계자는 "대구경북은 보수정당의 텃밭인 만큼 이 후보가 대구경북에서 한 표를 가져가는 것은 거의 두 표를 얻는 효과를 발휘할 것"이라며 "대구경북에서 이 후보의 확장을 저지하는 것이 큰 숙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지지 정당이 없는 응답자들 중에서는 45.3%가 이 후보의 당선 가능성을 높게 봤고, 38%는 윤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더 크다고 전망했다. 이른바 유동층에서 이 후보 지지도가 약간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남에 따라 확장성 측면에서도 이 후보가 앞서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가능하다.

최근 불거지고 있는 대선 후보의 가족 문제가 후보 선택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53.6%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대답했고, 44%는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대구경북에선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답한 응답자가 52.3%로, 영향을 미칠 것(44.7%)이라는 응답보다 많았다. 내년 대통령선거에서 캐스팅보트를 행사할 것으로 전망되는 2030세대 응답자들은 전체 응답비율과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지방을 더 잘 살게 할 후보는 누구인가?' 질문에는 이 후보 40.2%, 윤 후보 36.8%, 안 후보 7.6%, 심 후보 3.6%, 김 후보 1.7%, 조 후보 1.1%의 응답율을 기록했다. 대구경북에선 윤 후보가 53.2%, 이 후보가 24.5%로 나타났다.

지방분권 필요성에 대해선 응답자 75.5%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지역균형발전 필요성에는 수도권도 공감, 지방분권이 필요하다는 응답이 70%가 넘었다. 수도권과 지역을 모두 경험하지 못 한 2030세대에서도 지방분권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75%가량 나왔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지역은 소멸 위기를 맞고 있고 수도권은 비대화로 다이어트가 시급한 현 상황을 타개하자는 데 국민이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며 "선거기간뿐 아니라 평소에도 지역 균형발전에 대한 정치권의 관심이 지속적으로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난 24일 박근혜 전 대통령이 특별사면을 받은 것에 대해서는 응답자 65.8%가 '잘된 결정'이라고 평가했다. '잘못된 결정'이라는 대답은 25.1%에 불과했다. 지역별로는 대구경북에서 응답자 78%가 잘된 결정이라고 답한 반면 광주전남에서는 51%로 가장 낮았다. 세대별로는 나이가 많은 수록 잘된 결정이라는 답을 내놓는 경향을 보였다.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운영 평가와 관련해선 '잘못한다'는 응답이 57.1%로 높았지만 '잘 한다'는 응답도 40.6%나 됐다. 임기를 4개월 남짓 남겨두고 있는 집권 말기 현직 대통령으로선 이례적으로 높은 국정지지율이다. 문 대통령은 호남에서 60% 이상의 국정지지율을 기록했으며, 40대와 50대 연령층에서 각각 54.2%와 46.3%의 높은 지지를 받았다. 정치권 관계자는 "임기 말 대통령이 40%가 넘는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는 상황은 매우 드문 경우"라며 "역대 대통령선거에서 필수과정으로 여겨졌던 여당 후보의 정권 차별화 전략과 야당 후보의 현직 대통령 때리기 전략이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이번 여론조사와 관련해 보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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