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민주당 "尹 '서서 죽겠다' 발언, 故 김근태 발언서 땄나"…국힘 "카뮈 '반항하는 인간' 발췌"

"함부로 입에 올리다니" vs "전유화·독점화 아집"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30일 대구시당에 도착하며 지지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30일 대구시당에 도착하며 지지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무릎을 꿇고 살기보다는 차라리 서서 죽겠다"는 문장을 인용한 것과 관련,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출처를 놓고 공방을 벌였다.

윤 후보는 30일 페이스북에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광범위한 통신기록 조회를 비판하며 이런 문장을 인용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은 고(故) 김근태 전 열린우리당 의장이 1985년 남영동 치안본부 대공분실에서 당한 고문을 증언하며 했던 말이라며, 윤 후보가 거론할 자격이 없다고 주장했다.

김 전 의장은 생전에 쓴 자서전 '남영동'에서 당시를 회고하며 "전기 고문이 진행되는 동안 죽음의 그림자가 코 앞에 다가왔습니다. 이 때 마음속으로 '무릎을 꿇고 사느니보다 서서 죽기를 원한다'는 노래를 뇌까리면서 과연 이것을 지켜내기 위한 인간적인 결단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가를 절감했습니다"라고 쓴 바 있다.

김 전 의장 보좌진 출신 기동민, 김원이, 허영, 박상혁 의원은 이날 '민주주의자 김근태와 함께 했던 의원회관 328호 보좌진 출신 국회의원' 명의로 공동 입장문을 내 "사과 및 글 삭제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신념을 위해 죽음도 불사하는 용기는 말을 따라 한다고 배울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어제(29일)는 김근태 의장의 10주기였다. 그에 대한 추모의 글 한 글자도 쓰지 않은 윤 후보가 함부로 입에 올릴 수 있는 말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민형배 의원도 윤 후보의 발언과 관련해, "윤석열이 통신기록 조회 때문에 서서 죽을 때를 찾는다면, 본인이 검찰총장을 할 때가 가장 적절했다"고 비꼬았다.

그러면서 윤 후보가 공수처장을 게슈타포에 빗댄 것을 지목, "공수처의 통신기록 조회수는 240건이 안된다. 윤 후보의 검찰총장 재직시절 검찰의 통신조회는 무려 282만"이라며 "공수처장이 게슈타포라면 윤석열은 히틀러"라고 일갈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은 윤 후보가 인용한 문장의 출처가 프랑스 소설가 알베르 카뮈의 작품 '반항하는 인간'이라고 반박했다.

'반항하는 인간'에는 '극단적으로 말해서 그는, 그가 이를테면 자유라고 부르게 될 그 배타적이고 궁극적인 인정을 받지 못할 바에는 죽음이라는 최후의 실추를 받아들인다. 무릎을 꿇고 살기보다는 차라리 서서 죽겠다는 것이다'라는 구절이 있다.

원일희 선대위 대변인은 구두 논평에서 "여당의 무차별적 정치 공세에 대한 윤 후보 심경을 밝힌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고 김근태 선생의 민주화를 위한 희생은 국민께서 잘 아시는바다. 이를 전유화, 독점화하려는 여당의 아집에 깊은 안타까움을 표한다"라면서 "바로 그 이유로 국민께서 정권교체를 원한다는 점을 잊지 말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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