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대구 중구에서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임모(36) 씨는 사실상 카페 영업을 중단했다. 매달 150만원 정도의 월세가 부담되지만, 오히려 영업시간 제한 등으로 카페를 운영하면서 발생하는 손실이 더 크기 때문에 문을 열어놓기가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고정 비용에 빚은 계속해서 늘고 있지만, 문을 닫지도 못해 상황은 답답하기만 하다.
#2 대구 달성군에서 12년 넘게 중국집을 운영하고 있는 홍모(52) 씨는 2년 동안 가게를 유지하기 위한 빚만 1억 넘게 쌓였다. 코로나에 매번 다음엔 괜찮아지겠지 생각해 2년을 견뎌왔지만 그는 "내년까지 이 위기가 이어지면 정말 힘들 것 같다. 그 땐 폐업도 고민해야 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빚으로 코로나19를 버티고 있는 자영업자들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정부의 손실 보상을 기대하며 폐업을 쉽사리 선택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지난주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자영업자 대출은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올해 3분기 자영업자대출 규모는 887조5천억원으로 전년 대비 14.2% 증가했다. 9월말 자영업자 1인당 대출규모는 3억5천만원으로 비자영업자 대출 규모(9천만원)의 4배 수준에 달한다.
특히 대면서비스 업종의 타격이 컸다. 여가·서비스업(20.1%), 도·소매업(12.7%) 등 대면서비스업종이 전년동기대비 상대적으로 큰 폭으로 증가했고, 숙박·음식업(11.8%), 부동산업(7%)이 뒤를 이었다.
문제는 눈덩이 부채에도 선뜻 폐업을 결심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2020년 자영업자 폐업률은 11.3%로 12.9%를 기록한 2019년보다 낮았다. 보고서는 폐업 시 자영업자 손실 보상 제외 우려, 권리금 상실 가능성, 다른 업종으로의 전환 어려움 등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았다.
임 씨는 "작년부터 손실보상급 지급 이야기가 나와 기대가 컸다. 문을 닫게 되면 손실보상금을 아예 받을 수 없어서 장사가 안 되도 폐업은 생각하지도 못했다"며 "최근 방역지원금을 신청해 100만원을 받지만 너무 금액이 적어 유지하기에는 어려움이 크다"고 말했다.
한은은 취약‧고위험 자영업자들에 대한 맞춤형 관리방안을 강구할 것을 권고했다. 하지만 자영업자들은 손실보상도 제대로 되지 않는다고 입 모아 말했다. 홍 씨는 "최근 방역지원금 100만원을 지원받는 등 몇 번 지원을 받았지만 부족하다. 지원금은 전체 매출의 5% 수준도 안 돼 임대료 메꾸기도 버겁다"고 말했다.
조광현 대구경실련 사무처장은 "자영업자들의 손실은 코로나19 상황에서 특수하게 겪는 측면이 강하다. 정부와 정치권의 기조가 손실보상지급에 우호적이지만, 시급성을 고려해 손실보상금을 현실화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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