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창원교도소에 수감돼 있는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가 1일 배우자 김정순 씨를 통해 옥중서신을 공개했다. 그의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서다.
▶배우자 김정순 씨는 이날 낮 12시 48분쯤 남편의 페이스북에 김경수 전 지사의 편지 실물 사진 및 이를 온라인으로 옮긴 장문의 글, 그리고 김정순 씨 자신의 새해 인사를 올렸다.
우선 김정순 씨는 지지자들을 향한듯 "지난 여름, 한참 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시기에 여러분 곁을 떠난 이후 이런저런 소식을 전해드리지 못해 늘 죄송한 마음이었다"며 "이제 2022년 새해를 맞이하며 남편이 보내온 새해 인사 편지를 올린다"고 했다. 지난 여름은 김경수 전 지사가 드루킹 댓글조작 혐의로 재판을 받고 대법원에서 징역 2년 실형이 확정돼 수감된 7월을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
이어 김정순 씨는 "그동안에도 잊지 않고 함께해주신 모든 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인사 드린다"며 "고맙습니다~^^"라고 적었다.
▶이어지는 페이스북 글에는 김경수 전 지사의 옥중서신 전문이 실렸다.
이번 대선이 글의 주제로 해석된다.
김경수 전 지사는 편지글 앞 부분에서는 "끝까지 마무리하지 못한 경남도정은 가장 큰 마음의 짐이었다"며 "부울경 메가시티를 포함한 크고 작은 현안들이 큰 차질없이 추진되고 있는 것 같다"는 등 자신이 지난 2018년 7월 취임해 업무를 맡았던 경남도정을 언급했다.
이어서는 자신이 '마지막 비서관'이라는 수식을 얻으며 보좌했던 노무현 전 대통령의 미완성 회고록 '성공과 좌절' 등을 언급하며 국정에 대해 자기 생각을 밝혔다.
그는 "20여 년이 지난 지금 우리 정치는 노 대통령님의 고민을 이제서야 현실의 과제로 받아안고 있다"고 해석하면서, 과제를 해결하는 계기로 이어 이번 대선을 가리켰다. 우리 사회 속 여러 과제를 거론하면서 "깨어있는 시민의 힘이 중요하다"고도 했다.
김경수 전 지사는 "2022년 올해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결정짓는 대단히 중요한 해"라며 "그 미래를 결정하는 힘은 '시민'에게 있다. 선거의 승패를 뛰어넘어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한 단계 진전시키는 '깨어있는 시민의 힘'이 꼭 필요한 해"라고 강조했다.
'깨어있는 시민'은 앞서 문재인 대통령부터 최근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에 나섰던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까지 내건 바 있는 표현이다.

※다음은 김경수 전 지사 편지 전문
[새해 인사]
새해 새아침, 오랜만에 인사드립니다.
김경수입니다.
지난해는 참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아직도 크고 작은 어려움 속에
우리 모두 새해 새아침을 맞고 있습니다.
우리는 늘 추운 겨울의 한가운데서
새해를 맞게 됩니다.
맑고 차가운 정신으로
새해 새아침을 맞으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올해는 그렇게 '깨어있는 시민들의 힘'이
소중한 한 해가 되리라 봅니다.
많은 분들의 염려와 성원 덕분에
몸도 마음도 건강하게 지내고 있습니다.
일일이 소식 전하지 못한 모든 분들께
이 자리를 빌려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인사를 드립니다. 고맙습니다.
끝까지 마무리하지 못한 경남도정은
가장 큰 마음의 짐이었습니다.
다행히 도청 공직자들을 비롯한
많은 도민들께서 애써주신 덕분에
부울경 메가시티를 포함한 크고 작은 현안들이 큰 차질없이 추진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희망과 기대로 맞아야 하는 새해 새아침이지만 우리의 현실은 여전히 어려운 고비를 힘들게 넘어가고 있습니다.
'힘들고 어려울수록 원칙과 기본으로 돌아가라'고 했습니다.
과연 우리 시대의 원칙과 기본은 무엇인지 돌아보게 되는 새해 새아침입니다.
'원칙과 신뢰, 투명과 공정, 대화와 타협, 자율과 분권'
참여정부 출범 당시 노무현 대통령님께서
직접 만든 4대 국정원리입니다.
"국가발전의 전략이자 기본"이라고
하셨던 원리들입니다.
이 중에서도 '대화와 타협의 정치를 통한 국민통합'에 가장 큰 비중을 두었다고
노대통령님께서는 미완성 회고록인 <성공과 좌절>에 적고 있습니다.
정치문화, 권력문화를 바꾸어보고 싶었다고 하셨습니다.
'대연정 제안'도 이 연장선상에서 나온 것이었습니다(당시의 자세한 상황은 윤태영 전 대변인이 쓴 <바보, 산을 옮기다>란 책에 잘 나와 있습니다).
결국 "대통령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무리한 욕심" 이었다고 토로하셨습니다.
시대를 앞서갔던 노대통령님의 고민은
여야를 비롯한 그 누구에게도 환영받지 못하고 쓸쓸하게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야 했습니다.
20여 년이 지난 지금 우리 정치는
노대통령님의 고민을 이제서야
현실의 과제로 받아안고 있습니다.
투명성과 공정성, 법치주의만으로
민주주의는 완성되지 않습니다.
상대를 인정하고 존중하고
그러면서 대화와 타협을 통해
결론을 하나로 모아내고 사회를
통합시켜 갈 수 있어야 비로소
'성숙한 민주주의' 단계에 이르게 됩니다.
우리 앞을 가로막고 있는
수많은 개혁과제들도
이제는 사회적 대화를 통한
타협 없이는 한발짝도 앞으로
나가기 어렵게 되어 있습니다.
대통령 한 사람의 힘으로,
정부여당의 의지만으로
풀어갈 수 있는 단계는 이미 지났습니다.
사회적 갈등을 녹여내는 용광로가
'정치'가 해야 할 본연의 역할입니다.
우리 정치는 거꾸로 갈등을 증폭시키는
촉매제가 된 지 오래입니다.
'서로 치열하게 경쟁하고 싸워서
결국에는 하나로 통합시켜 낼 수 있어야'
비로소 제대로 된 '정치'가 됩니다.
대화와 타협을 통해
하나로 통합시키는 역할을 포기한다면,
그때는 정치가 아니라
권력을 놓고 다투는 단순한 '싸움'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그러나 정치는 국민들이 생각하고 요구하는 수준을 벗어나기 어려운 법입니다.
'깨어있는 시민의 힘'이 중요한 이유입니다.
2022년 올해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결정짓는 대단히 중요한 해입니다.
그 미래를 결정하는 힘은
'시민'에게 있습니다.
선거의 승패를 뛰어넘어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한 단계
진전시키는 '깨어있는 시민의 힘'이
꼭 필요한 해입니다.
갈수록 심화되는 경제양극화의 문제도/
유연한 고용과 사회안전망 확충을 함께 추진하는 문제도/
깊어져가는 세대간 갈등, 젠더 문제도/
한시가 급한 연금개혁 문제도/
규제합리화와 그에 따른 피해 계층 보호 문제도,
시급한 탄소중립과 기후위기 대응문제도/
법정에서 진실을 밝히기 어려운 검찰과 사법부의 구조적인 문제도
어느 것 하나 일방적으로 한 편의 손만 들어준다고
해결될 수 있는 문제들이 아닙니다.
우리보다 앞서간 나라들은
이런 문제들을 사회적 대화와 타협으로
풀어나가고 있습니다.
그 중심에 '정치'가 있습니다.
그리고 정치가 제 역할을 하게 만드는 것이
'깨어있는 시민의 힘'입니다.
바다의 어원은 '받아들인다'라는 것이라고 합니다.
작은 강물도 거절하지 않고 모두 받아들여서
가장 큰 것을 이루어내는 것,
그것이 '바다'입니다.
강물처럼 흘러가는 우리의 삶이,
우리 사회가 그런 '바다'를 포기하지 않는 한 해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코로나와 한겨울 추위가 우리의 몸과 마음을
얼어붙게 하고 있습니다.
'나무의 나이테가 우리에게 가르치는 것은
나무는 겨울에도 자란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겨울에 자란 부분일수록
더 단단하다는 사실입니다.'
추위를 견디며 더 단단해지는 나무들처럼
이 어려운 시기를 잘 이겨내고
꽃 피는 새봄을 함께 맞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여러분 모두 무엇보다 건강을
소중히 챙기는 한 해가 되기를 바랍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고맙습니다.
2022년 새해 새아침
창원에서
김경수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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