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권의 환경부는 새해를 앞두고 '한국형 녹색분류체계'(K-택소노미)를 공개하면서 원자력 발전을 제외하고 액화천연가스(LNG)와 바이오매스 등을 포함했다.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패널)의 '전원별 전주기(全週期) 온실가스 배출계수'를 보면, 1㎾h(킬로와트시)당 석탄 820g, 바이오매스 230~740g, LNG 490g, 태양광 27~48g, 원전 12g 순이다.
환경부는 "이번 가이드라인은 유럽연합, 국제표준화기구(ISO) 등 국제 기준과 비교해 검토했고, 산업계·시민사회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전문가의 의견을 수렴했다"고 주장했다. 탈원전 정권의 정치적·이념적 눈치 보기가 아니라 그 나름 과학적이고 객관적으로 세계적 추세에 따라 K-택소노미를 선정했다는 자기 합리화이다.
그런데 대단히 공교롭게도 새해 첫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 로이터통신 등은 "EU(유럽연합)가 원자력과 천연가스 발전에 대한 투자를 이달 중 '녹색분류체계'(택소노미)로 정식 분류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이뿐이 아니다. 미국 정부도 올해부터 빌 게이츠 전 마이크로소프트(MS) 회장과 손잡고 '차세대 고속원자로(고속로)' 개발 사업에 본격 시동을 걸 예정이고, 이에 일본이 일본원자력연구개발기구와 미쓰비시중공업의 민관 합동으로 참여하겠다는 선언을 했다. 중국의 시진핑 주석 역시 최근 열린 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의 화상 정상회담에서 "러시아의 최신 원전기술을 도입해 새 원전을 짓겠다"고 친(親)원전 정책을 표명했다.
전 세계가 기후변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 발생을 줄이면서, 안정적이고 값싸게 전기를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원전이라는 사실을 인정하고 있는 셈이다. 유독 임기를 몇 달 남겨두지 않은 문재인 정권만이 '탈원전 환상(?)'을 고집스레 우기고 있는 꼴이다.
환경부는 염치와 눈치가 보였든지, "추후 (K-택소노미) 개정 과정에서 원자력이 포함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마련된 K-택소노미는 1년간 시범 운영한 뒤 한 차례 개정하고, 또 2~3년 운영한 뒤 재차 개정할 방침이다. 그동안 쇠락하는 한국 원전산업의 경쟁력과 전기료 급등은 오로지 국민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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