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모습으로 돌아가겠다"…'홀로서기' 승부수 던진 윤석열

"잘못된 캠페인에 2030 실망, 실무형 선대본 초슬림하게"
선거본부장에 권영세 의원…김종인·이준석 복귀 선 그어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선거대책위원회 쇄신 관련 기자회견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5일 선거대책위원회 공식 해체와 슬림화를 통한 재건을 선언했다.

대선을 60여일 앞두고 각종 악재에 지지율이 급락한 상황에서 김종인 전 총괄선대위원장과 결별하고 이준석 대표의 선대위 복귀에 선을 그으면서 '홀로서기'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

정치권에선 공정과 법치의 상징으로 반(反) 문재인 연대의 구심점을 기치로 내세워 제1야당 대선 후보까지 꿰찼지만, 이후 여러 한계를 노출한 '윤석열' 간판만으로 정권교체를 이룰 수 있을지에 주목하고 있다.

윤 후보는 이날 중앙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종인 위원장 해촉을 포함한 선대위 해산을 발표했다.

그는 "우리 선거대책기구와 국민의힘을 잘 이끌어 국민께 안심을 드렸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 다 모두 오롯이 후보인 제 책임"이라며 "매머드라 불렸고 민심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지금까지 선거 캠페인의 잘못된 부분을 인정하고, 다시 바로잡겠다"고 밝혔다.

이어 "저와 가까운 분들이 선대위에 영향을 미친다는 국민 우려도 잘 알고 있다. 앞으로 그런 걱정을 끼치지 않겠다"며 "지금까지 2030세대에게 실망을 주었던 행보를 깊이 반성하고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드릴 것을 약속드린다"고 강조했다.

윤 후보는 4선의 권영세 의원이 새 선거대책본부장을 맡는다고 알렸다. 선대본부장 단일지도 아래 핵심 팀만 후보 직속으로 두는 초슬림형 조직을 운영할 방침이다.

윤 후보는 "국회의원들에게 자리를 나눠주는 것이 아니라 철저한 실무형 선거대책본부를 구성하겠다"며 "실력 있는 젊은 실무자들이 선대본부를 끌고나가도록 하겠다"고 했다. 다만 권 의원 외에 어떤 인사를 어떻게 배치할지는 이르면 내일 중으로 발표하겠다고 예고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선거대책위원회 해산 및 입장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2.1.5. 국민의힘 제공

이와 함께 윤 후보는 "국민이 기대하셨던 처음 윤석열의 모습으로 돌아가겠다. 또 제가 하고 싶은 말이 아니라 국민께서 듣고 싶어 하는 그 말씀을 드리겠다. 제게 시간을 좀 내주십시오"라면서 "확실하게 다른 모습으로 국민께 변화된 윤석열을 보여드리겠다"고 약속했다.

가족 논란에 대해선 "국민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 부족함에 대해 국민 여러분이 드시는 회초리와 비판 달게 받겠다"며 "제가 일관되게 가졌던 원칙과 잣대를 똑같이 적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결별을 선언한 김종인 위원장에 대해서는 "정말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앞으로도 좋은 조언을 계속 해주시기를 부탁드렸다"고 했다.

윤 후보는 질의응답에서 김 위원장과 결별에 대해 "결별이라고 보시는 분들도 있을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 선대위가 너무 커서 기동성 있게 실무형으로 또 2030세대가 주도적으로 참여할 수 있게 바꾸는 게 맞겠다고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또 김 위원장의 '연기 발언'에 대해 "김 위원장님의 '연기 발언'은 나쁜 뜻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대선에 도전하는 입장이라면 아무리 정치경험이 많다 하더라도 캠프의 조언을 따라야 한다는 말씀을 하신 거지, 후보를 비하하는 말은 아니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한편, '윤핵관'으로 지목된 권성동·윤한홍 의원이 이날 당직과 선대위 직책을 내려놓겠다고 밝히면서 윤 후보가 부담을 덜었다는 평가다. 하지만 윤 후보에게는 여전히 이준석 대표와의 관계 설정이라는 숙제가 남았다는 지적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