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전세계 화제작 '오징어게임' 관행 깨고 골든글로브 거머쥘까

10일 시상식…작품상·남우주연·남우조연 3개 부문 후보 올라
'인종차별 비판' 속 한국인 배우 첫 수상 가능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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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오징어 게임' 넷플릭스 제공

지난해 9월17일 공개되자마자 전 세계적 인기를 끌었던 넷플릭스 한국 드라마 '오징어게임'이 오는 10일(한국시간) 열리는 미국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수상할 수 있을까. 골든글로브는 아카데미와 함께 미국 양대 영화 시상식으로 꼽힌다.

'오징어게임'은 TV드라마 작품상과 남우주연상(이정재), 남우조연상(오영수) 등 3개 부문 후보에 지명됐다. '오징어게임'과 함께 '더 모닝쇼'(애플TV+), '포즈'(FX), '뤼팽'(넷플릭스), '석세션'(HBO/HBO MAX)이 작품상 후보에 올랐다. 업계에서는 화제성에 있어 '오징어게임'이 단연 압도적이라는 평가다.

다만 골든글로브가 그동안 비영어권 작품을 배척해 온 점을 볼 때 화제성만으로 수상의 영예로 이어질 거라고 예단할 수 없는 상황이다.

역대 골든글로브 TV 시리즈 작품상 수상작을 보면 '더 크라운', '석세션', '홈랜드', '매드 맨', '그레이 아나토미', '로스트' 등 영어권 작품 일색이었다.

이를 감안하면 '오징어 게임'의 작품상 후보 지명은 상징적 사건이라 할 만하다. 콘텐츠 소비 행태가 기존 TV 채널에서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라는 플랫폼으로 획기적으로 변화하고, 전 세계에 동시 제공되는 OTT에 특화된 자막 서비스가 언어 장벽을 허물어 버렸다는 점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오징어 게임'이 후보로 지명된 데는 콘텐츠 유통의 변화와 함께 넷플릭스 영향력도 무시 못 할 부분"이라며 "기본적으로 한국 콘텐츠의 저력도 있지만 넷플릭스가 기존에 아카데미, 골든글로브를 뚫고 들어간 측면이 있기 때문에 (넷플릭스에서) 최고 성적을 거둔 '오징어 게임'이 후보가 될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이어 "지금은 작품의 국적이 큰 의미가 없게 됐다"며 "K콘텐츠가 잘 나가는 것도 사실이지만, 콘텐츠가 좋다면 언어와 상관없이 세계 곳곳의 작품을 찾아보는 상황을 잘 보여준다"고 말했다.

미국 골든글로브 TV드라마 부문 남우주연상 후보 이정재(왼쪽) 남우조연상 후보 오영수. 연합뉴스
미국 골든글로브 TV드라마 부문 남우주연상 후보 이정재(왼쪽) 남우조연상 후보 오영수. 연합뉴스

작품상 뿐 아니라 연기상에 한국인 배우 2명이 이름을 올린 것도 이례적이다. '오징어 게임'이 탈북민, 노인, 여성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이야기를 품고 있다는 점 또한 의미가 크다. 지금까지 골든글로브에서 한국인 배우가 수상한 적은 없다. 한국계 배우가 수상한 사례도 2005년 여우조연상(드라마 '그레이 아나토미')과 2020년 여우주연상(드라마 '킬링이브')을 탄 샌드라 오, 2020년 영화 '더 페어웰'로 여우주연상을 받은 아콰피나뿐이다.

지난해 아카데미에서 '미나리'로 여우조연상을 받은 윤여정은 골든글로브에서는 후보에 오르지 못했다.

한편, '오징어 게임'의 황동혁 감독과 출연 배우들은 시상식에 불참할 것으로 알려졌다. 할리우드 스타들을 고객으로 둔 100여 개 홍보 대행사가 시상식 불참을 선언했고 주요 제작사들도 보이콧에 동참했다. 이는 골든글로브를 주관하는 미국 할리우드외신기자협회(HFPA)에 대한 현지의 싸늘한 분위기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넷플릭스는 보이콧을 명시적으로 선언하지 않았지만 이번 시상식에 '오징어 게임'을 비롯한 작품들을 출품하지 않았다. 후보 선정은 출품 여부와는 상관없이 이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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