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유대안의 클래식 친해지기] <2> 요한 슈트라우스 일가의 신년음악회

매년 새해 정오를 전후해 오스트리아 빈의 '무지크페라인'(Musikverein)에서는 신년음악회가 열린다. 이 음악회는 90여 개국 5천만 명 이상의 사람에게 중계된다. 이 음악회는 제2차 세계대전이 시작되던 1939년 국민들을 위로하기 위해 송년음악회로 시작했으나 2년 뒤부터 신년음악회로 바뀌어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 지난해는 코로나19로 관중 없는 연주회였지만 올해는 관중을 1천 명으로 제한하고 백신 접종을 완료했거나 추가로 PCR검사를 확인해야 입장할 수 있었다.

연주회가 열리는 그로서 잘(Grosser Saal) 홀은 슈박스 형태로 1천744석의 좌석과 300여 석의 입석이 마련돼 있다. 무대 정면에는 파이프오르간이 설치되어 있고 양쪽 측면에는 두 단의 긴 발코니가 설치돼 있다. 천장에는 음악의 신들이 그려져 있는데 이를 둘러싼 황금 장식이 천장과 벽면을 가득 메워 황금홀이라 부른다. 곳곳에 커다란 샹들리에를 늘여 뜨려 고풍스러운 멋을 자아내고 신년을 여는 첫 음악회답게 화려한 꽃으로 무대를 장식한다.

이 연주회의 초기에는 슈트라우스 일가의 작곡가들이 작곡한 경쾌한 왈츠나 보헤미안의 2박자 춤곡인 폴카를 연주했다. '라데츠키 행진곡'의 작곡자 요한 슈트라우스 1세는 빈 스타일의 왈츠를 확립해 '왈츠의 아버지'라 불린다. 또 '왈츠의 왕'으로 알려진 요한 슈트라우스 2세는 요한 슈트라우스 1세의 장남이다. 아버지는 장남이 은행원이 되기를 바랐지만 요한 슈트라우스 2세는 바이올린과 작곡을 배워 작곡가와 지휘자로 크게 성공했다. 그는 아버지의 빈 왈츠를 계승시키고 발전시켰는데 때로는 부자지간에 심한 경쟁으로 물의를 일으키기도 했다.

그의 왈츠 중 가장 유명한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는 1866년 프로이센과 전쟁에서 패하고 실의에 빠진 오스트리아 국민에게 희망과 용기를 북돋우기 위해 작곡된 작품이다. 이 곡은 완성도가 뛰어날 뿐 아니라 경쾌하면서 선율이 아름다워 한때 오스트리아 제2국가라할 정도로 사랑받았고 지금도 세계 사람들에게 인기를 독차지한다. 처음에는 요제프 바일이 쓴 가사에 남성 합창곡으로 작곡되었지만 이후에 선율을 추가하여 순수한 관현악곡으로 파리 만국박람회 때 연주하여 대성공을 이뤘다. 요한 슈트라우스 2세는 무려 500여 곡의 왈츠를 썼고 오페레타도 16곡 남겼다.

빈 신년 음악회를 세 번째 지휘하는 다니엘 바렌보임은 80세의 고령임에도 불구하고 두 시간 30분 동안 음악회를 이끌었다. 올해도 전통에 따라 요한 슈트라우스 일가의 왈츠와 폴카를 연주했는데, 18곡 중 15곡을 요한 슈트라우스 일가의 작품으로 연주했다. ▷요한 슈트라우스 2세의 '피닉스 날개 왈츠', '조간신문 왈츠' ▷동생 요제프 슈트라우스의 '피닉스 행진곡', '사이렌 폴카' ▷막내 동생 에두아르트 슈트라우스의 '작은 연대 폴카', '프라하의 인사' 등이 연주되었다. 그리고 앙코르에서는 요한 슈트라우스 2세의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와 요한 슈트라우스 1세의 '라데츠키 행진곡'으로 피날레를 장식했다.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를 시작하자마자 지휘자는 연주를 끊고 새해 인사와 덕담을 건넸고, '라데츠키 행진곡'을 연주할 때 관객들은 음악에 맞추어 박수를 치며 한껏 분위기를 북돋우었다.

대구시합창연합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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