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를 맞았지만 분위기는 상당히 우울하다. 10일부터 방역패스 적용이 소규모 다중이용시설에서 대형마트와 백화점 등으로까지 확대됐다. 이런저런 이유로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시민들은 사실상 일상 생활이 어려울 정도로 규제를 받는 셈이다. 방역패스라는 제도가 얼마나 합리적이고 과학적 근거가 있는 것인지에 대한 논란도 뜨겁다.
지난달 23일 대구 북구 칠성동 홈플러스 대구점이 문을 닫았다. 홈플러스 1호점인 대구점은 1997년 9월 개점 이후 24년 만에 폐점이 되는 비운을 맞았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감당할 수 없을 만큼의 적자 누적이 원인이었다는 분석이다.
비슷한 시기 롯데GRS가 운영하는 외식 브랜드인 빌라드샬롯 1호점인 롯데월드몰점이 함께 문을 닫았다. 2014년 오픈한 이곳은 1979년 롯데리아 이후 롯데가 처음 만든 자체 외식 브랜드의 첫 매장이었다. 개점 당시 신동빈 롯데 회장이 직접 방문해 격려하기도 한 곳이다. 이에 앞서 지난해 10월에는 유니클로의 국내 첫 매장인 잠실점이 16년 만에 고객들과의 이별을 고했다.
프랜차이즈 입장에서 1호점은 상징적 의미가 상당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 팬데믹에 의한 직격탄과 비대면 문화 확산, 배달·온라인 쇼핑몰 확대 등 시대적 환경 변화의 물결에 휩쓸려 사라졌다.
새해에도 살벌한 분위기는 이어지고 있다. 3일 서울 종로구 KFC 종로점이 완전히 철거를 마쳤다. KFC 종로점은 미국 패스트푸드 브랜드인 KFC의 국내 1호 매장으로, 드라마 '응답하라 1994'에서 대학생 주인공이 소개팅한 장소이기도 하다. 그만큼 1984년 개점 이후 대학생 사이의 대표적 명소였다.
글로벌 기업, 대기업의 대표적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국내 1호 매장'마저 코로나19 팬데믹과 방역패스 등 K-방역 규제에 의해 덧없이 사라지는 것을 보면서, 그동안 소리 없이 죽어 나갔고 현재 무너지고 있는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의 동네·골목 매장들은 도대체 얼마나 될지 아득하고 가슴이 먹먹해진다.
삶의 터전을 잃고 인생이 송두리째 부서진 자영업자들에게 겨우 몇백만 원의 정부 지원금이 대체 무슨 큰 도움이 될까 싶다. 이런 식의 K-방역, 이것이 진짜 최선인가라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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