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스벅도 올리는데…" 눈치 보던 동네 커피값도 오르나

업계 1위 스타벅스, 13일부터 인상예고…카페 사장님 가격 인상 고민
원두값·최저임금 인상…"수년간 동결…숨통 트일 것"
"손님 떨어질까 걱정" 고민도

스타벅스가 오는 13일부터 음료 46종에 대한 가격 인상 방침을 밝힌 7일 서울 중구 스타벅스 프레스센터점에 안내문이 붙어 있다. 스타벅스의 음료 가격 인상은 2014년 7월 이후 약 7년 6개월 만이다. 연합뉴스
스타벅스가 오는 13일부터 음료 46종에 대한 가격 인상 방침을 밝힌 7일 서울 중구 스타벅스 프레스센터점에 안내문이 붙어 있다. 스타벅스의 음료 가격 인상은 2014년 7월 이후 약 7년 6개월 만이다. 연합뉴스

대구 달서구에서 개인 카페를 운영하는 박모(34) 씨는 올해부터 원두 1kg당 2천원을 인상해 2만5천원에 받겠다는 통보를 납품업체로부터 받았다. 지난해 상반기 1kg당 2만원 하던 원두 가격을 3천원 더 올린 지 불과 4개월 만이다. 박씨는 1잔당 3천원에 팔던 아메리카노를 300~500원 인상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 박씨는 "스타벅스도 힘들다고 가격을 올리는데 동네 카페는 오죽하겠냐"며 "원자재·최저임금 등 모든 게 다 오르는데 수익은 더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치솟는 원두 가격으로 고민이 컸던 카페 사장들이 스타벅스의 가격 인상 소식에 고민하고 있다.

저가 커피 경쟁이 치열한 탓에 가격을 쉽사리 올리지 못했지만, 스타벅스가 13일부터 원두 가격 급등을 이유로 7년 6개월 만인 음료 가격을 최대 400원 인상하기 때문이다.

개인 카페를 운영하는 사장 사이에서는 "2014년 이후 동결돼왔던 커피 가격이 줄줄이 인상되며 숨통이 조금 트일 것"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12월 외식물가 39개 품목 중 유일하게 1년 전 대비 오르지 않은 건 커피였다. 원자재 상승 등으로 외식물가가 4.8% 올라 약 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커피는 동결된 것이다.

하지만 커피 업계의 업황이 좋았던 건 아니었다. 국제 아라비카 원두 가격은 지난달 기준 1년 전과 비교했을 때 2배 이상 올랐다. 최대 커피 생산국인 브라질의 이상 기후 현상으로 수확량이 줄어든 데다, 전 세계적 물류망 차질 현상으로 유통비용도 더해졌기 때문이다.

영업 제한에 이어 올해부터는 최저임금이 5.0% 인상돼 카페 사장들의 고심도 커졌다. 반면 경쟁은 날로 심해지고 있다. 행정안전부 인허가행정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카페는 대구에서만 1천645개가 새로 생겼다. 2020년(1천305개)에 비해 26.1% 늘었다.

대구 중구에서 테이크아웃 커피전문점을 운영하는 윤모(41) 씨는 "3년째 아메리카노 1잔을 2천원에 판매하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직원을 쓰지 않고 가족끼리 겨우 운영하는 식으로 수익을 보전하고 있다"며 "경쟁 업체 모두 커피값을 올리고 싶어하는데 눈치만 보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스타벅스 이미지. 매일신문DB
스타벅스 이미지. 매일신문DB

대형 프랜차이즈 커피 가격이 올랐다고 해서 개인 카페를 운영하는 곳도 곧바로 가격을 인상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스타벅스 등 대형 프랜차이즈 카페의 경우 브랜드 충성도가 높아 수요가 여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지만 개인 카페의 경우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카페를 자주 다닌다는 이모(24) 씨는 "스타벅스에서 학교 과제를 한다고 3시간 앉아 있어도 직원이 눈치 주지 않는 데 대한 일종의 비용으로 생각한다"면서도 "일반 커피가 갑자기 300~500원 오르면 근처의 다른 커피집을 이용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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