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7억여원의 부실채권으로 인해 28억원의 적자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돼 어려움을 겪고 있는 김천시 감문농협(매일신문 2021년 12월 29일 인터넷판)이 32억원을 들여 건립한 농산물산지유통센터(이하 APC) 임대료를 비정상적인 방식으로 처리해 횡령 의혹을 받고 있다.
APC를 수년에 걸쳐 외부에 임대한 정황이 있지만, 감문농협은 이와 관련된 계약서는 물론 임대료 수령 내역 등도 내놓지 못하고 있어 조합원들이 의혹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감문농협은 2013년 경북 서북부 지역의 농산물 유통 활성화의 새 지평을 열겠다며 보조금 21억원을 포함 32억원을 들여 1만3천㎡ 부지에 APC를 건립했다. 감문농협은 APC를 직접 운영한다고 했지만, 수년 간 외부 농산물유통업체가 임차해 사용한 정황이 포착되고 있다.
이 APC를 임차했던 업체 관계자는 "A농협 APC를 임대해 사업을 해오던 중 명절에 장소가 협소해 2년 정도 단기간 감문농협 APC를 빌려 사용했다. 전기료와 임대료로 300만~400만원 지급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감문농협 조합원들 또한 수년 전부터 한 농산물유통업체가 추석과 설 명절에 APC를 한 달 정도 임대해 과일선별작업을 해왔다고 주장했다. 당시 감문면 주민 수십 명은 농한기에 단기간 고용돼 이곳에서 일했다는 증언도 있다.
이를 종합했을 때 감문농협이 거둬들인 임대료는 최소 1천200만원에서 많게는 1천600만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이 농협 전무 B씨는 매일신문과의 통화에서 "APC는 직영하고 있고 임대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다 다시 연결된 통화에서 B전무는 "2년 정도 농한기 조합원들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 단기간 장소를 대여한 적은 있다. 임대는 아니었다"고 부연하며 "그렇다보니 계약서를 작성하지도 않았고 전기료와 지게차 사용료 등 실비만 받아 잡수익으로 처리했다. 하지만 입금 관련 서류는 찾을 수 없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지역의 타 농협 관계자는 "APC를 단기간 빌려주더라도 계약서를 작성하고 임대료를 받는 것이 정상적인 회계처리 절차이고 당연히 계약서와 임대료 입금 서류 등 회계서류는 보관하는 것이 원칙"라며 감문농협의 방식이 석연치 않음을 지적했다.
일부 조합원은 "수년간 민간업자에게 APC를 빌려줬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임대료를 제대로 받았다는 말을 듣지 못했다"며 "이를 잡수익으로 처리하고 장부도 제대로 정리하지 않았다면 횡령이 의심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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