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돌아가는 대로 200만 달러를 보내드리겠습니다. 우리 시대 부모님들은 자식을 위해 한평생 헌신하셨습니다. 그 은혜에 보답하는 마음으로 후배들의 학업을 돕고 싶습니다. 좋은 인성을 가진 인재를 양성하는 데 영남대가 앞장서 주십시오."
개교 75주년을 맞은 2022년 새해에 영남대학교(총장 최외출)가 재미 동문으로부터 큰 선물을 받았다.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대형 의류업체 'Active U.S.A. Inc.'의 이돈 회장이 200만 달러를 기탁하겠다고 연락했다.
이 회장은 연말연시를 맞아 한국에 있는 어머니를 만난 뒤 미국으로 돌아가는 길에 영남대 최외출 총장에게 전화했다. 96세 노모의 얼굴을 마주하는 기쁨도 잠시, 무거운 마음으로 돌아가던 길이었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입국 후 자가격리가 끝난 이튿날 급히 출국하는 등 빠듯한 일정을 소화했다.
이 회장은 지난 2012년 모교인 영남대에 100만 달러를 기탁해 월산장학회를 운영 중이다. 2018년에도 100만 달러를 추가로 맡겼다. 이번 200만 달러를 포함해 기탁한 장학기금은 모두 400만 달러에 달한다. 영남대에서 운영하는 개인 장학회로는 최대 규모다.
월산장학회는 이돈 회장의 선친인 월산(月山) 이동호(1923~2011년) 선생의 호를 딴, 모친 이홍식 여사 공동명의의 장학회다. 월산 선생은 조선시대 동방오현(東方五賢) 중 한 명인 회재 이언적(1491~1553년) 선생의 15대손으로, 장남인 이 회장을 비롯해 이승연, 이정현, 이형(계명대 동산의료원 신경과 교수)을 두었다.
월산 선생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양동마을 내 대성헌의 주인이다. 이 회장은 선친이 작고한 후 문화재청, 경상북도와 함께 3년간의 고증을 거쳐 300년 전통의 고택을 복원하는 등 문화유산 보전에도 앞장서고 있다.
월산장학회 장학생들은 졸업 후, 변호사와 공인회계사, 건축가, 교사 등 사회 각계각층에서 활약하고 있다. 이 회장은 월산장학회뿐만 아니라, 대학 발전기금과 총동창회 장학기금 등을 꾸준히 기탁해고 있다.
이 회장은 성공한 재미 사업가이자 경상북도 해외자문위원으로서 영남대 후배뿐만 아니라 대구경북 지역 대학 청년들의 글로벌 역량 강화를 위해서도 앞장서고 있다. 지금까지 100여 명의 대학생을 Active U.S.A. 인턴 사원으로 초청해 실무 역량을 키우는 데 지원하고 있다.
영남대 건축공학과 73학번인 이 회장은 1986년 미국으로 건너가 이듬해 Active U.S.A. Inc.를 창업했다. 1992년 발생한 LA 폭동 때 전 재산을 잃는 시련을 겪었으나 사업가로서 쌓아온 신용과 리더십으로 바탕으로 재기에 성공했다.
최외출 영남대 총장은 "개교 75주년을 맞은 뜻깊은 해에 뜻밖의 선물을 받게 돼 정말 감사하다. 부모로부터 받은 내리사랑을 후배들에게 고스란히 전해주시는 이 회장의 나눔의 삶이 존경스럽다"며 "올해는 인류 사회에 공헌하는 인재양성을 위한 새로운 출발점이 될 것이다. 이 회장의 장학기금이 이에 큰 밑거름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영남대는 이돈 회장의 공적을 기리고자 2006년 '자랑스러운 영대인상', 2014년 '명예 경영학박사' 학위를 수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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