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왕산 허위 선생 친손녀 허로자 여사, 할아버지 품에 영면

구미시 제안으로 납골당 승조당 안치…"독립운동가 후손 고향에 모신 첫 사례"

왕산 허위 선생의 친손녀 고 허로자 여사의 유해를 5촌 조카 정따라마씨가 구미공설숭조당에 봉안을 하고 있다. 전병용기자
왕산 허위 선생의 친손녀 고 허로자 여사의 유해를 5촌 조카 정따라마씨가 구미공설숭조당에 봉안을 하고 있다. 전병용기자

경북 구미 출신 항일의병장 왕산 허위(許蔿 1854~1908) 선생의 친손녀인 고(故) 허로자 여사(매일신문 2021년 12월 29일 자 22면·30일 자 8면·1월 11일자 8면)가 96년만에 할아버지 품으로 영면에 들었다.

구미시는 허로자 여사의 유해(遺骸)를 12일 오전 11시 구미 공설납골당인 숭조당 2관에 안치했다.

이날 허로자 여사의 유해 안치식에는 유족 측인 허윤씨와 조카 정따라마, 임봉준 광복회 경상북도지부 구미시지회장, 경북도, 구미시, 민족문제연구소 구미지회 등 20여명이 참석했다.

안치식은 민족문제연구소 구미지회 측이 진행했으며,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조기, 장세용 구미시장은 조화를 각각 보냈다.

당초 허 여사의 유해는 유가족인 5촌 조카 정따마라가 머물고 있는 서울 구로구 인근의 납골당으로 모실려고 했었다.

그러나 구미시의 제안으로 유족 측과 논의한 끝에 왕산 허위 선생의 묘소(구미시 임은동)가 있는 구미지역 공설납골당인 숭조당으로 안치하기로 결정했다.

허 여사의 유해를 구미로 안치시키는 데는 장세용 구미시장의 역할이 컸다.

특히 장 시장은 허 여사를 국가유공자의 유족으로 인정해, 구미공설납골당인 숭조당에 봉안하게 된 것이다.

왕산 허위 선생 친손녀 고 허로자 여사의 영정사진과 유해를 유족들이 분향실에서 들고 나오고 있다. 전병용 기자
왕산 허위 선생 친손녀 고 허로자 여사의 영정사진과 유해를 유족들이 분향실에서 들고 나오고 있다. 전병용 기자

또 구미시는 '구미시 장사시설 설치 및 운영 조례'에 따라 국가 유공자 등 예우 및 지원에 관한 조례를 적용해 숭조당 사용료도 50% 감면을 했다.

구미공설숭조당은 구미 시민이 아닌 경우 15년간 70만원이지만, 허 여사의 경우 구미시장이 특별한 사유가 있어 필요하다고 인정해 장사시설 사용료를 15년간 35만원을 받기로 했다.

장세용 구미시장은 "독립운동가 후손이 구미 고향으로 돌아온 것은 첫 사례"라며 "허로자 여사의 유해를 구미에 안치할 수 있어 다행이다. 앞으로도 독립유공자 후손들을 예우하는데 소홀함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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