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산문화회관이 아트스페이스에서 2022년 유리상자 전시공모 선정작을 선보였다. 장용선 작가의 '유랑 빛(Wandering Lights)'이다.
봉산문화회관 '유리상자(아트스페이스)'는 전시공간 밖에서도 유리를 통해 설치 작품을 볼 수 있게 설계됐다. 시민들이 쉽게 찾고 다방면으로 작품을 즐길 수 있는 생활 속 예술공간으로 자리잡고 있다.
봉산문화회관은 이러한 공간적 특수성을 살려 매년 '유리상자-아트스타' 기획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유리상자를 예술가의 다양한 시대정신을 담을 수 있는 빛나는 그릇으로 활용하고자 매년 전국 공모를 통해 참신하고 역량 있는 작가들을 선정한다.
2022년 유리상자 전시공모 선정작 첫번째 전시인 '유랑 빛'에서는 생명의 본질에 대한 장용선 작가의 생각을 엿볼 수 있다.
장 작가는 어느날 길을 가다가 우연히 녹지정비사업 현장을 목격한다. 이름 모를 풀들, 즉 잡초들이 도시의 경관을 저해하는 요소로 인식돼 잘려나가는 것이 당연한 현실을 예술가의 눈으로 바라보게 됐다.
작가는 제초된 풀들을 수집해 작품으로 풀어내며 슬픔의 뜻을 표하기 시작했는데, 특히 강아지풀을 이용해 다양한 작품을 선보인다. 내부에 생명의 씨앗을 품고 있으면서 원형 그대로 말라버리는 강아지풀은 작업에 좋은 재료가 됐다.
이번 전시도 강아지풀을 이용한 작업의 연장선이다. 유리상자 안에 빼곡히 매달린 구 형상의 강아지풀 더미는 빛과 어우러져 살아있는 생명체의 느낌을 자아낸다. 공중에 힘겹게 매달린 강아지풀 더미는 도시 미관을 위해 심어진 후 뽑히고 버려졌으나, 역설적으로 도시가 내뿜는 빛이 생명을 심어주는 것 같은 착시를 보여준다.
강아지풀 더미는 유약하지만 질긴 생명력을 지닌 미시적 존재로서, 천천히 점멸을 반복하며 탄생과 죽음의 순환성을 은유적으로 표현한다.
작가는 '유랑 빛'이 자신을 비롯한 모든 자연의 본질에 주목하려는 신체적 행위의 부산물이며, 직관적으로 바라보는 경험적 시선이 녹아든 생명의 호흡임을 보여준다. 전시는 3월 27일까지. 053)661-3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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