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안철수를 어이할꼬?…여야 거대 양당 대응 고심

국민의힘 ‘야권분열은 필패’라는 현실 알면서도 이렇다 할 대책 못 내 놔
여당은 안철수 후보가 제1야당 후보의 불쏘시개 역할하거나 제치면 곤란해져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가 12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한민국재향군인회 회의실에서 열린 회장단과의 간담회에서 참석자들과 인사하며 해군 장교 출신임을 소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가 12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한민국재향군인회 회의실에서 열린 회장단과의 간담회에서 참석자들과 인사하며 해군 장교 출신임을 소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상승세를 타고 있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통령 후보가 야금야금 거대양당 대통령 후보의 지지율을 잠식함에 따라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국민의힘은 '야권분열은 필패'라는 대선판의 오랜 경구(警句)를 대뇌이며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고 더불어민주당은 '야권후보 단일화 이벤트'로 막판 판세가 요동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정치권에선 결국은 안 후보의 지지율 추이가 대선 판도를 바꿀 것으로 전망하면서 거대양당의 사표(死票) 심리 자극과 지지층 결집 시도가 더욱 강도를 더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몸값이 높아지고 있는 안 후보는 연일 대선 완주 의사를 강조하고 있다. 안 후보는 12일 오전 기자들과 만나 "국민들께서 누가 더 확장성이 있고 정권교체가 가능한 후보인지 판단해 주실 거라 믿는다"는 뜻을 나타냈고 오후에는 "단일화는 염두에 두고 있지 않다"는 의사를 재차 확인했다.

안 후보의 대선 완주가 가장 곤혹스러운 쪽은 국민의힘이다. 역대 대통령 선거가 대부분 100만표 이내의 박빙의 승부로 결판이 난 점을 고려하면 최근 10% 안팎의 지지율을 기록 중인 안 후보와 제1야당 후보가 함께 대통령 선거에 출마해서는 승산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현실을 직시하고 미리 힘을 합칠 준비를 해야 한다는 의견과 원내의석 100석 이상을 보유한 제1야당이 먼저 몸을 낮춰 상대의 기를 살려 줄 필요는 없다는 주장이 맞서고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여론조사 지지율은 부침이 있기 마련이고 역대 대선에서도 투표일이 다가올수록 유권자들은 거대양당으로 쏠리는 현상이 나타났기 때문에 서두를 일은 아니다"면서도 "야권후보 단일화라는 '이벤트' 없이는 대선 승리가 어려워지는 상황에 봉착하면 안 후보 측과 협상할 마땅한 카드가 없을 것"이라고 고충을 토로했다.

결국은 여권으로 대선국면이 완전히 기울기 전, 그리고 안 후보 측과 협상할 여지가 남아 있는 시점을 선택할 수 있느냐가 야권후보 단일화 성공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여당에서도 마냥 안 후보의 선전을 응원할 수 있는 입장은 아니다. 자칫 안 후보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지지율 만회를 위한 불쏘시개 역할을 하거나 윤 후보를 넘어서는 거대한 바람을 일으킬 경우 대선 막판 감당이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민주당은 안 후보의 '체중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안 후보가 야권에 자중지란(自中之亂)으로 작용할 만한 수준의 지지율 정도만 기록하길 바라며 대응 수위를 조절하는 분위기다.

민주당 관계자는 "민주당 입장에선 안 후보가 윤 후보의 불쏘시개 역할을 해서도 안 되고 윤 후보를 뛰어넘어 이재명 후보를 제칠 수 있을 정도로 성장하는 것도 바라지 않는다"며 "여론조사 지지율 10% 근처에서 이번 대선을 완주하는 것이 여당에 가장 좋은 그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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