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안동 태사묘 주변 고려의길, 유리 가로등 파손 잇따라 흉물로 전락

유리 가로등, 일반제품 보다 2배 이상 비싸고, 주문제작에 복구 시간도 늦어져
CCTV 통해 사고 차량 적발 못하면 시비로 수리

경북 안동시가 북문동 태사묘 주변을 고려의 길로 조성하면서 설치한 유리 가로등이 차량 충돌로 파손 돼 흉물로 방치 된 모습. 안동시는 유리로 인한 2차 피해를 방지하려고 테이프로 임시방편으로 사고 부위를 가려놓은 상태지만, 주문제작으로 인해 복구는 늦어지고 있다. 김영진 기자
경북 안동시가 북문동 태사묘 주변을 고려의 길로 조성하면서 설치한 유리 가로등이 차량 충돌로 파손 돼 흉물로 방치 된 모습. 안동시는 유리로 인한 2차 피해를 방지하려고 테이프로 임시방편으로 사고 부위를 가려놓은 상태지만, 주문제작으로 인해 복구는 늦어지고 있다. 김영진 기자

안동시가 구도심 활성화를 위해 북문동 태사묘 주변을 고려의 길로 조성했지만, 관리의 어려움 탓에 흉물로 전락했다는 시민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안동시는 2019년 6월부터 '태사로 특화거리 조성사업'을 추진, 태사묘 주변을 고려의 길로 이름붙이고 771m 구간에 40억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최근 사업을 완료했다. 태사로는 고려시대 고창전투에서 큰 공을 세운 삼태사(권행, 김선평, 장정필)의 위패를 모시기 위해 태사묘가 건립된 지역의 명칭이다.

시는 이 일대에 기둥이 유리로 된 가로등 30개를 설치했는데, 파손이 잦은 데다 복구도 제때 이뤄지지 않아 미관을 해치고 유리 파편으로 인해 안전까지 위협하고 있다.

이 일대는 도로 폭이 좁고 식당과 커피숍 등이 밀집, 차량 통행이 많다. 주변 주차공간도 협소해 운전미숙으로 유리가로등을 파손하는 일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폭 30cm, 높이 1.5m가량의 유리가 여러 장 붙어 있는 방식으로 디자인된 가로등은 유리조각 한 장의 교체비용만 개당 100만원 정도로 고가인데다 주문 제작으로 생산돼 교체를 하는데 시간이 꽤 걸린다.

예산 낭비 지적까지 나온다. 이 유리 가로등 30개를 설치하는데 든 돈은 2억6천만원. 개당 860만원으로 300만원 안팎의 일반 가로등 설치비용보다 배 이상 비싸다.

한 시민이 경북 안동태사묘 주변 고려의 길에 설치된 유리 가로등을 가리키며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김영진 기자
한 시민이 경북 안동태사묘 주변 고려의 길에 설치된 유리 가로등을 가리키며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김영진 기자

파손된 가로등 복구에 필요한 예산도 논란이다. 안동시는 이를 파손한 운전자의 보험을 통해 가로등 수리를 추진하고 있지만, CCTV 사각지대 등이 있어 사고 차량을 특정하지 못하면 안동시비를 추가로 투입해야하는 상황이다.

안동시 관계자는 "보강공사 등 추가 사고 및 파손 방지을 마련하겠다"며 "주변에 공용주차장을 마련해 이 일대 불법 주정차 단속에도 나서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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